요즘 들어 말이 부쩍 많아진 국방부. 얼마 전에는 국방부가 '군가산점제' 문제를 꺼냈다. 사라진 군가산점제를 다시 부활시키자는 이야기였다. 그러자 역시 여성단체들과 인권위가 쌍수를 들어 반발하고 일어났다.

이처럼 주로 국방부에서 군가산점제에 대한 논의를 던지기 시작하고, 주로 여성단체에서 이러한 군가산점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는 그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군가산점제에 대한 논쟁을 남녀의 대결구도에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다. 다시 말해, 군가산점제는 남성에게는 이익이 되고 여성에게는 해가 되는 제도라는 단편적인 인식이 팽배해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는 절대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 오로지 남녀 대결이라는 감정 섞인 설전만 오고 갈 뿐이다.

과연 군가산점제는 '남성'을 위한 제도인 것인가? 가장 가까운 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만 하더라도 군가산점제가 부활할 경우 크게 불리해지게 된다. '나'와 같이 군복무를 하지 않는 사람들, 면제자라든지 혼혈, 외국인, 더 나아가 장애인까지, 이런 사람들은 군가산점제가 시행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되는 남성들이다. 만약 이런 남성들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다면, 불과 1,2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같은 남성이라 할지라도 군가산점은 엄청난 페널티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군가산점제는 '남성'을 위한 제도라기 보다는 '군필자'를 위한 제도이다. 물론 군필자가 남성 중에 다수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군가산점제는 군필자를 제외한 남성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제도이다. 다시 말해, 군가산점제를 오로지 '남성'들을 위한 제도라고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인 것이다. 군가산점제를 오로지 '남성'과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군필자'로 그 범위를 축소시키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처럼 군가산점제를 '남성'이 아닌 '군필자'를 위한 제도라고 축소시켜 이해한다면, 지금까지 주로 여성단체에서 주도했던 남녀 성대립적 구도 하의 논쟁들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군가산점을 단지 '남성'이기 때문에 받게 되는 혜택이 아니라 '군복무'를 했기 때문에 받게 되는 혜택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실 군필자들 또한 국가에 의한 피해자라 볼 수 있다. 2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군복무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은 거의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군복무 기간 동안 받는 불과 몇 만원의 월급 정도? 이십대 초반이라는 학업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가장 중요한 자기 계발의 시기에 짧지 않은 기간 군복무를 수행하면서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단체들이 평소 그토록 외치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미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가 군가산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군가산점제가 없는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모병제로 군대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가 대부분이다.

아주 간단한 'give&take' 논리다. 절대 만만치 않은 군복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군가산점, 사실 이 제도가 시행된다고 해서 대다수의 군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입는 것은 아니다. 또 대다수의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공무원 관련 시험 준비를 하는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성단체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군가산점제에 대한 논쟁을 자꾸 성대결적인 구도로만 몰고 가며 이를 마치 '여성'에 대한 차별로 바라보게끔 만들고 있다.

난 절대 반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오히려 그 어떤 여성들보다도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아니, 군가산점제를 이야기하면서 왜 내가 반페미니즘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군가산점제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일부 사람(여성)들의 그릇된 인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군가산점제는 절대 '남성'과 '여성'의 대립적인 구도에서 바라볼만한 문제가 아니다. '남성'이 아닌 단지 '군필자'들에 대한 보상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이처럼 남녀 대결 구도의 감정적인 논쟁이 배제되고,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때 비로소 군가산점제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