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007년 1월 7일 11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톤 빌라의 FA컵 3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맨유의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보는 나이지만 이 경기는 매우 특별한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헨리크 라르손이 맨유로 임대되어 첫 데뷔전을 치룬다는 점이었다. 역시 라르손은 그가 처음 입어보는 빨간색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경기 시작부터 매우 인상적인 움직임을 펼쳐주었다. 특히 볼트래핑이나 포스트 플레이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결국은 선제골까지 뽑아내 나같은 팬들에게 인상적인 데뷔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그 말고도 또다른 스칸디나비아의 영웅이 있었다. 바로 올레 군나르 솔샤르였다. 아직도 기억한다. 작년 시즌 맨유가 칼링컵 우승 후 라커룸에서 가졌던 자축파티 동영상이 우리나라에 돌았었다. 여러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한명의 선수는 유니폼이 아닌 정장 슈트를 입고 라커룸 저만치서 벽에 기대어 씁쓸히 동료들의 자축 세레모니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바로 솔샤르였다. 그런 그가 이날 경기에서 종료 휘슬 2분전 골을 넣으면서 무승부로 재경기로 갈 수 밖에 없었던 맨유를 살려냈다. 왜 그가 '슈퍼 서브'인지 다시 한번 확인 시켜주는 경기였다.


헨리크 라르손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둘다 한물갔다는 평과 함께 곧 은퇴를 바라볼 나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많은 것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이날 루니와 호날두는 전과 다름없이 젊은 패기와 활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번번한 골 기회마다 조금, 아주 조금 모자랐다. 그들이 가지지 못했던 것은 관록이었다. 비단 축구 뿐만이 아닐 것이다. 얼마 전, 연기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한혜숙이 '노병은 죽지 않았다'라 했던가.. 왜 사람들이 나이를 무시하지 못하고 관록과 경험을 중시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던, 그런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