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훌륭한 것들은 모두가 독창성의 열매이다.”
“국가의 가치는 결국 그것을 구성하는 개개인의 가치이다.”
“자기 교육의 진정한 방법은 모든 것을 의심해 보는 일이다.”

- 존 스튜어트 밀 -

200여 년 전 사람인 존 스튜어트 밀이 살아 돌아와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고 뭐라 했을까?

“개인의 표현에 대한 자유는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져야 한다.”
밀은 자유를 중요시했다. 그 중에서도 개인이 마음대로 사고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한 자유를 강조했다. 물론 사상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를 담보로 한다. 사고라는 것은 행동과는 다르게 입술로 표현되어질 때만 그 존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즉, 사상의 자유라는 것은 곧 표현의 자유를 뜻했다. 그리고 그 표현의 자유는 그 무엇보다도 확실히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는 개성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제각각 생각과 행동을 달리하듯 그들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야말로 사회 전체의 효용을 늘리는 것이라고 믿었다.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사회적 다양성이야말로 인류가 진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밀에 따르면, 소수의 의견도 엄격히 존중되어져야 한다. 비록 영향력 없는 소수라 할지라도 그 소수의 의견이 인류 진보에 더 합리적이고 진보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은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간섭이어야만 한다. 밀은 법이 사회통제를 확대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다수든 소수든, 힘이 있든 없든,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현하고 이를 논의하면서 사회를 진보시켜나가야 하는 것인데, 법은 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여지가 있는 표현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재가 불가피하겠지만 이외의 자유는 엄격히 보장되어져야 한다.

미네르바가 맞는 이야기를 했느냐 틀린 이야기를 했느냐, 무슨 내용을 다뤘느냐 혹은 지금 잡힌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인터넷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개진한 한 개인이 국가로부터 법적 제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사이트를 운영한 것도 아니었고 청소년들에게 음란물을 제공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이후 예상되는 내용들을 글로 쓴 것뿐이었다. 죄목은 ‘허위사실유포’였다. 비록 그가 단순한 개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권위 있는 언론사들도 매일 같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찌라시’성 기사들을 배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검찰의 체포가 정당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자유에는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가 있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향유하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소극적 자유인 반면, 시민들의 권리 행사가 전적으로 국가와 사회 전체의 번영과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적극적 자유이다. 물론 적극적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소극적 자유 또한 보장되어져야 한다. 밀의 말대로라면 소극적 자유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 사회 전체의 효용 또한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번 미네르바 체포는 이런 소극적 자유가 침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허위사실유포’라는 죄목은 검찰의 물증에 불과했다. 검찰이 정말 미네르바를 잡아들이고자 했던 것은 그가 인터넷을 통해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심증 때문이었다. 설령 검찰의 심증이 타당했다 할지라도 미네르바가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고는 보기 어려웠다. 즉, 미네르바는 소극적 자유의 테두리 안에서 그의 권리를 마음껏 행사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밀은 인간의 진보는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찰이 바라는 것처럼 모두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한 방향의 사고만을 공유한다고 했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양한 생각들이 맞물려질 때 사회는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밀은 미네르바의 체포를 누구보다 아쉬워할 것이다. 그리고는 비웃을게다. ‘IT강국 좋아하시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