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을 휴가 시즌으로 여기는 건 어디까지나 유럽의 문화에 불과하다. 그곳은 겨울이 긴 탓에 여름에만 보송보송한 햇볕을 쬘 수 있기 때문이다. 습도도 높지 않아서 야외활동을 하기에도 알맞다. 그래서 유럽인들은 바캉스 시즌마다 보송한 햇볕을 찾아 남부 해변으로 떠난다. 그렇기 때문에 바캉스라 하면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고.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휴가 시즌 또한 정확히 그 기간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그 기간은 제일 덥고 습할 때다. 해마다 폭염으로 사망자가 나오는 때이기도 하다. 습한 탓에 모기 같은 벌레도 기승이다. 여행 같은 야외활동을 하기엔 사실 한겨울만큼이나 적합하지 않은 시기다. 그럼에도 바캉스 시즌이라 하면 사람들은 바다로 몰린다. 바다가 더 덥고 더 습한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사시사철 햇볕 잘드는 한국에서는 해변에서도 선크림을 바른 채 파라솔 밑에서 햇볕을 피하는 요상한 모습이 나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