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이 실수를 하지 않는 것보다 우리편이 실수하는 게 더 싫다. 축구로 따지면 상대편이 자책골을 넣어줬을 때 느끼는 기쁨보다는 우리편이 자책골을 넣었을 때 느끼는 실망감이 더 크다. 상대편이 자책골을 넣었을 땐 최소한 질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우리편이 자책골을 넣었을 땐 당장 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편 구멍보다는 우리편 구멍의 존재감이 훨씬 크다.

이번 사태에서 완벽하게 묻히고 있는 건 야권의 무능함이다. 그들이 제도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 집권세력을 견제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개 언론사가 쥐고 있던 정보마저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견제라는 건 일종의 반응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그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반응인 거다. 반응마저 제대로 못하면서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지금은 타인이 가져다 준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는 왜 그것을 쟁취할 수 없었는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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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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