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의 상향평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선수 간 기량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고만고만한 선수들끼리의 대결에서 승리하려면 공간마다 얼마나 많은 선수를 둘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한 공간에 공격수보다 수비수가 많으면 공간이 막혀 공격이 어려워지고 한 공간에 수비수보다 공격수가 많으면 패스할 곳이 많아져 수비가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특정한 공간에서의 수싸움이 중요해진 것이다. 따라서 수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쉴 새 없이 필요한 위치로 움직여줘야 한다. 다시 말해 경기가 유리해지거나 불리해지는 건 선수들의 활동량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번에 브라질을 이긴 것도 2002년의 성과도 누누히 말하지만 체력 덕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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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23:02

간격을 좁히고 약속된 지역방어를 펼치는 현대축구에서 그 조직적인 수비망을 깨부술 수 있는 공격수의 존재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를 크랙(crack)이라고도 하는데, 문자가 의미하는 것처럼 빈틈없는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선수를 말한다. 주로 빼어난 드리블 능력이나 창의적인 플레이로 상대의 수비 조직을 무력화시키는 게 그들의 임무다.


맨유의 가장 큰 문제는 크랙이 부재하다는 거다. 루니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기엔 그의 장점이 너무 점잖아졌고, 마타만으로는 파괴력이 부족했다. 팔카오나 반 페르시는 애초부터 크랙과는 거리가 먼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데리고 온 게 디 마리아인데, 안타깝게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베론의 전례가 떠오를 만큼).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펠라이니를 이용한 정형적인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센터라인이 강한 상대를 만나면 철저히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맨유의 수비력이 불안해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맨유의 수비가 불안해진 원인은 수비수 개인의 문제보다는 팀 전체의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격 작업을 할 때마다 크로스 같은 뻔한 전개에 의존하다보니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는 횟수는 많아지기 마련이다. 이는 수비적인 면에서도 큰 부담이 되는데 볼을 쉽게 빼앗긴다는 건 그만큼 상대에게 많은 역습 기회를 내주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비 조직이 갖춰지기 전에 상대 공격을 맞이하다보니 실점 위기가 자주 발생하는 건 당연지사.


결론적으로 맨유에게 가장 필요한 건 대형 수비수가 아니라 파괴력 있는 크랙이다. 맨유의 공격진에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의 수비진을 뒤흔들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디 마리아도 좋은 선수임엔 틀림없지만 그가 기복이 심한 선수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언제까지나 디 마리아만 바라볼 수는 없다. 크랙 역할을 할 수 있는 파괴력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루니의 무게감, 팔카오나 반 페르시의 결정력은 크랙 유형의 선수가 받쳐줄 때 더 빛을 발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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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7 00:32

축구는 합법적(?)으로 상대를 능욕할 수 있는 좋은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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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07:17

냉정하게 말해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지 않다. 히딩크 세대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끊임없이 내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이제는 아시아 팀들을 상대하면서도 점유를 포기하고 실리축구를 하는 팀이 되어버렸다.  이란이나 일본을 상대한 것도 아닌데도. 2002년 이후 투자도 활성화되고 유소년 시스템이나 인프라 같은 저변도 좋아지면서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정작 그 효과는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중동리그(요즘엔 중국리그도 매한가지)에 있다. 과거에는 J리그 클럽들이 그랬던 것처럼 최근에는 중동 클럽들이 오일머니를 앞세워 국내 실력파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거액의 이적료를 받는 K리그 클럽들은 물론이고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중동행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중동리그가 선수 기량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중동은 전체적인 리그 수준도 낮은 편이고 리그 내의 격차도 크다. 팀별 전력차이도 많이 나고 용병과 자국 선수들의 수준차도 크다. 석유재벌 구단주 덕분에 영입된 한물 간 용병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사실 그 용병들도 열심히 뛰진 않는다. 커리어를 위해 중동에 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중동에 가는 건 단지 선수 황혼기에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리그에서 무슨 기량 향상이 있겠는가.


축구는 수준급 선수 한두 명 있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우리팀도 기성용, 손흥민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지만 그 선수들과 그들을 받쳐주는 선수들과의 수준 차이가 컸다. 특히 중동리그 출신들은 오히려 기량이 뒤로 가버린 느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동이나 중국은 K리그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는 리그다. 한 마디로 국내에서 난다 긴다 하는 선수들이 돈 때문에 더 낮은 급의 리그로 팔려가고 그곳에서 기량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금전적인 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유럽이나 남미 레벨의 수준과 점점 더 멀어져가는 대표팀을 봤을 땐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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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1 08:28

홍명보가 박주영을 기용하면 인맥이고, 슈틸리케가 이정협을 기용하면 안목인가. 어떤 선수를 선택하느냐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우리는 그 '선택'이 아닌 선택의 '결과'를 두고 평가해야 한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선수 기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순간 그만큼 감독의 선택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 감독의 선수 기용 권한이 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정협 같은 무명선수가 깜짝 발탁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홍명보와 슈틸리케는 똑같이 본인의 관점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고 팀을 만들었다. 다만 홍명보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슈틸리케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감독마다 선호하는 선수를 기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허정무가 이근호를, 조광래가 지동원을, 최강희가 이동국을 아꼈던 걸 그저 인맥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올림픽 메달 감독을 한순간 파렴치한 연고주의자로 만들어버린 건, 뜬금 없이 인맥이란 자극적 워딩을 갖다붙인 기자들도 한몫을 했을테고 그에 놀아나는 냄비근성들도 한몫을 했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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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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