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울을 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여지는 '나'의 모습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이 외신들의 반응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 살고 있기에 정작 해외의 사람들 눈에 보여지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보지 못한다. 때문에 우리는 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세계 각국의 교과서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이 궁금해 보는 거울과 같다. 글쓴이는 이 거울을 통해 각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보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해외의 눈에 어떤 나라로 비춰질지 늘 궁금해 하던 사람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의 궁금증을 말끔히 풀어주는 넓고도 깊은 거울이다.


방대한 자료 분석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돋보이는 것은 세계 각국의 교과서들을 다루고 있는 방대한 자료들이다. 글쓴이는 해외 교과서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50여 개국 500여 종의 교과서를 분석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국정교과서보다는 검정교과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까닭에 한 국가의 교과서를 분석하려 해도 몇 종의 검정교과서를 모두 분석해야만 하는 수고로움 속에서도 글쓴이는 우리나라에 쓰여져 있는 대목 한 구절 한 구절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

식민사관, 동북공정
해외의 교과서를 다루다보니 아무래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역사 문제였다. 글쓴이는 늘 이슈화되는 일본 교과서나 중국 교과서는 물론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펴봤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식민사관이나 중화사상의 영향받거나 정확하지 않은 이해로 잘못된 한국사에 대한 기술을 하고 있었다.

일본에 합병된 한국은 2차 대전 동안 일본과 기타 추축국들의 편에 서서 연합국에 대항했다. 그래서 독일처럼 한국도 미국과 소련의 구역으로 분할되었는데, 그 분단선은 38도선이었다.
(p.128 - 캐나다, 맥그로-힐 라이슨, 2002)

일본의 승리는 모든 아시아에서 축하를 받았다. 아시아 국가가 유럽 국가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p.116 - 미국, 홀트, 라인하르트&윈스턴, 2008)

"일본은 조선을 침입했고, 조선의 종주국인 중국과 긴장된 상태를..."
"일본은 중국의 번속인 조선을 두 번이나 침락하여..."
"일본은 청나라 조정의 속국인 조선을 적극적으로 도모하여..."
(p.231)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글쓴이의 직접적인 경험이 돋보인다. 글쓴이는 중국 학계의 친분을 통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중국측과 직접적인 접촉을 지속했다. 단순히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중국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잡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이를 시정하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도 아끼지 않은 것이다. 글쓴이의 끊임없는 중국 학계를 향한 시정 요구와 설득의 노력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있다.

경제대국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껴있는 우리나라이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알아주는 경제대국이다. 단지 지리적으로 쟁쟁한 주변국들을 두고 있는 탓에 상대적인 열등감에 휩싸여 이런 사실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가까운 중국부터 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교과서들은 우리나라를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일궈낸 경제대국으로 다루고 있다. 남미나 아시아 국가들은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에 은근한 부러움은 물론 우리나라를 경제 발전의 모델로 삼고자 하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과 서유럽 등의 선진국들의 교과서들은 광대한 인터넷 통신망 등을 통해 발전된 우리나라의 막강한 IT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그들은 하나의 '경제 발전소(Powerhouse)'가 될 것이다. 북한은 남한의 산업에 필요한 천연자원과 원재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완과 함께 아시아의 경제 호랑이 중 하나인 남한은 매우 성공적이고 경쟁적인 경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 산업, 대규모 자동차, 철강, 화학 산업을 갖고 있는 오늘날 세계 최고 무역 국가 중 하나다.
(p.103 - 미국 세계 지리, 맥두걸 리텔, 2007)

끊임없이 거울을 보는 노력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면서 행여나 눈꼽이 남아있지는 않은지, 이에 고춧가루가 껴있지는 않은지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세계인들의 눈에 올바른 우리나라의 모습을 알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가다듬듯 글쓴이가 이 책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의 교과서에 실린 한국의 모습에 늘 관심을 갖고 실천적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