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NEWSIS


아침에 눈을 떠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더군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적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습니다. 집을 나서니 다니는 차가 없어 거리가 조용했습니다. 서울도 차만 없으면 고요한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죠. 자동차 소리 대신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나는 것도 꽤 괜찮은 아침이더라구요.

큰 길가로 나와보니 이른 아침부터 왠 전경버스, 그 유명한 닭장차가 열심히 버스중앙차로를 달리고 있더라구요. 한두 대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더군요. 아마 버스중앙차로에 눈이 쌓일까봐 아침부터 예비 운행을 했나봅니다. 이래저래 전의경들이 참 고생하는 것 같더군요.

자동차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다니는 모습도 왠지 모르게 귀엽더군요. 한창 애먹으셨을 운전자분들한테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마치 아기들이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었습니다.

눈길을 걸으며 든 생각이지만, 역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혼자 개척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눈길을 걸으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발목보다 높이 쌓여있는 눈 때문에 눈 위를 걷는 게 고욕스러웠죠. 여성 분들이 부츠 신고 다니는 게 오늘따라 어찌나 부럽던지. 얇은 운동화를 신었다가 하루종일 제 발이 발인지 박하사탕인지 시려워서 혼났습니다. 어쨌든 눈에 발을 파묻고 싶지 않으면 남들이 밟았던 길을 그대로 따라 걸어야 했습니다. 많은 발자국에 눈이 걷기 좋게 눌려있는 곳을 걷다보니 앞선 사람들에게 고맙기까지 하더군요.

눈이 너무 많이 내리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철이 덜 들었는지 한가득 쌓인 눈들이 좋네요. 인명 피해가 있거나 그래선 안 되는데 보기에는 좋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모두 눈길 조심하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