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gnōthi seauton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알고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다르게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란 문구는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던 말이죠. 누가 처음 그런 문구를 새겨넣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스 현인 탈레스나 킬론이 한 이야기라고 추측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가지 설들이 많죠.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탁을 받기 위해 신전을 찾았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교회나 절을 찾는 것처럼 신의 말씀이나 가르침을 듣기 위한 것이었죠. 그리스인들이 신전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봐야했던 것이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던 '너 자신을 알라'였으니, 어쩌면 이 말은 신들이 그리스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가장 첫 마디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것만큼 가장 기초적인 깨달음이 또 있을까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마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가 이 말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이었겠죠.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겠지만 그에게 가장 근본적인 지혜는 '나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자신의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 곧 지혜였죠.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뭐든 것을 다 아는 듯 이야기하고 다니는 정치인이나 궤변론자들을 특히나 싫어하기도 했습니다.

악법도 법이다
Dura lex, sed lex

우리말로 직역하면 '법은 엄하지만 그래도 법이다'란 뜻입니다. 이것 또한 잘 알려진 소크라테스의 명언 중 하나죠. 하지만 이 역시 소크라테스가 했던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에도 그가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죠. 그가 사형을 면하고 외국으로 도망치자는 제자들의 권유를 뿌리치며 했던 말은 단지 '폴리스의 법은 지켜져야 한다' 뿐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악법도 법이다'란 말은 7,80년대 때 가장 많이 등장하던 말이었습니다. 군부 독재정권 시기였죠. 당시의 법들은 내용이나 절차 모두 불합리한 모순들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시민들도 이런 법에 대한 불만이 많았죠. 바로 그런 시기에 당시의 정권이 불합리한 법체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자주 써먹었던 말이 바로 '악법도 법이다'란 말이었습니다.

'악법도 법이다'란 말을 가장 처음 사용했던 사람은 일제시대의 한 일본인 학자였습니다. 그는 당시의 실정법주의를 소크라테스와 교묘하게 연관시켰습니다. 그 후부터 '악법도 법이다'란 말이 마치 소크라테스가 한 이야기처럼 되어버린 셈이죠.


이와 관련된 재밌는 만평이 하나 있군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