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는 남인도 향지국 국왕의 셋째 아들로서 머리가 영특하고 귀품있는 '미남'이었으며, 현재 여러 그림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무섭고 험상 궂은 얼굴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미남이었던 달마가 이런 험상 궂은 얼굴을 하게 되었을까?

달마가 중국 땅에 선종의 뿌리를 내린 다음, 인도로 다녀오는 도중에 첩첩 산중의 오솔길을 접어들었다. 마침 그 때, 깎아지른 듯한 절벽 끝 겨우 뚫려있는 좁은 길에 코끼리보다 더 큰 산짐승이 길을 막고 누워 막 숨을 거두려고 하고 있었다. 만일 그 짐승이 거기서 그대로 죽으면 달마가 지나가야 할 좁은 길은 막힐 판국인 셈이었다.

달마는 재빨리 나무 밑에 자기의 육신을 벗어 놓고 혼만 빠져 나와 그 큰 짐승 속으로 들어갔다. (당시 달마와 같은 고승들은 오랜 수행 끝에 마음대로 유체이탈을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마치 차를 운전하듯이 그 짐승을 통행에 지장이 없을 만큼 길에서 멀리 옮겨 놓았다. 그리고 달마의 혼은 그 짐승의 몸에서 빠져 나와 자기 본래 육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는 달마가 벗어 놓은 미남의 육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험상궂고 보기 흉측한 육체 하나가 놓여 있었다. 어떤 라마교의 도승이 길을 가다가 문득 나무 밑의 혼이 빠져 나가있는 아름다운 육신을 보고 욕심이 나서 자기의 육신과 몸을 바꾸어 버렸던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달마의 혼은 그 못생기고 흉측한 육신 속에 들어가서 중국으로 돌아왔는데 바뀐 겉모습 때문에 아무도 그를 달마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과 행동 등이 똑같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는 달마라는 것은 알게 되었고 옛날처럼 스승으로 잘 받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