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본분을 지키는 것도 참 힘든 일이군요. 스스로 축구 매니아라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우리나라를 제외한 조별 리그 경기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월드컵에 관한 포스팅도 이제야 시작하는군요. 무려! 4년만에 열리는 월드컵인데 통탄할 일입니다. 시험에서 벗어나나 싶더니만 바로 계절학기란 시련이 닥치기도 했고요. 다행스럽게도 요 며칠 시간이 나서 남은 조별 리그 경기와 지난 경기 재방송들을 챙겨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와 우루과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대망의 2라운드 토너먼트가 시작됩니다. 일단 우리나라의 경기를 제쳐두고 전체적인 판을 보자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16강부터 우승후보들끼리의 빅매치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리그 방식이었던 조별 예선과는 달리 단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16강전은 그 재미나 긴장감이 배가 될 수밖에 없지요. 또한 치열한 예선에서 살아남은 팀들이기 때문에 16개 모든 나라가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과 실력을 겸비한 팀이라는 건 더할 나위 없는 사실이고요.


6월 26일 23:00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2002년 당시처럼 이탈리아 같은 전통적인 축구 강국은 피했지만 우루과이 역시 탄탄한 전력을 갖춘 무서운 팀이죠. 더욱이 조별 예선 2승1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팀 분위기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회 다크호스로 뽑히고 있는 멕시코를 개인기와 힘으로 찍어누르던 모습은 인상 깊었습니다.

두 팀 모두 부상 선수나 출장 정지 선수는 없습니다. 베스트 전력끼리의 맞대결이 예상되지요. 역시 관건은 3경기 동안 무려 6실점이나 했던 우리의 수비진이 포를란과 수아레즈를 필두로 한 우루과이의 공격진을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달려있죠. 또 우루과이 자국 출신의 타바레즈 감독이 조련한 수비라인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지난 경기들처럼 세트피스 상황을 잘 활용해야 효율적인 득점 기회가 생기겠지요.



6월 27일 3:30
미국은 월드컵의 조용한 강자입니다. 16강의 단골 손님이죠. 이번에도 역시 우승 후보 잉글랜드와 무승부 격전을 벌이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거의 전 선수가 유럽리그에서 뛸 정도로 수준급의 기량을 갖고 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노쇠한 도노번이 홀로 이끄는 공격진은 다소 무딘 느낌입니다. 공격진에서의 세대 교체가 성공적이지 못했죠.

가나 역시 베스트 멤버의 거의 모든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특히 문타리, 보아탱이 이끄는 미드필더진은 매우 출중하죠. 기안과 아사모아가 이끄는 공격진 또한 미국보다는 적어도 한 수는 위에 있죠.


6월 27일 23:00
결승전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우승 후보끼리의 맞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죠. 최고의 팀끼리의 대결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팀 분위기는 다소 대조적이죠. 세르비아에게 지긴 했지만 월드컵에만 나오면 펄펄 나는 독일 선수들과 달리 국제 무대에서는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는 잉글랜드 선수들입니다. 더욱이 메시, 호날두와 함께 '빅 유닛'을 이루는 루니는 아직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은 출장 정지였던 클로제가 돌아오고, 어린 나이에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뮬러, A매치만 나서면 날아다니는 포돌스키 등이 건재하죠. 하지만 두 팀 모두 선 굵은 축구를 지향하는 성향도 똑같고 과거의 역사에 의한 민족적 자존심 등이 걸린 경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아마 '명불허전'의 불꽃 튀는 명경기가 나오리라 예상되는 군요.


6월 28일 3:30
전통적인 다크호스 멕시코가 큰 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죠. 우승 후보 0순위의 아르헨티나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 예선 3경기를 마치 평가전처럼 치루었습니다. 월드컵 이전 부상 등을 이유로 별다른 평가전을 갖지 않은 채 바로 조별 예선을 치루면서 선수들의 조직력을 조율했죠. 아마 아르헨티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적인 조직력을 선보일 겁니다. 역시 멕시코는 이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펼치겠지요. 조별 예선 동안 무득점에 그치고 있는 메시가 과연 이 날 경기에서는 골을 기록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6월 28일 23:00
함식과 비텍을 중심으로 한 슬로바키아의 공격진은 조별 예선에서 상당한 날카로움을 보여주었죠. 스크르텔이 이끄는 수비라인 또한 견고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세기에서는 네덜란드에 미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슈나이데르가 이끄는 네덜란드의 중원은 슬로바키아에게 큰 어려움이 되겠지요. 자칫하면 파라과이 전 때처럼 경기를 지배당하고 무기력한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로번이 부상에서 회복됨에 따라 네덜란드의 공격진은 강력한 날개를 갖추게 되었죠. 네덜란드가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해나가면서 간간히 슬로바키아의 역습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슬로바키아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보여준 날카로운 역습을 또 다시 성공시킨다면 경기는 매우 재밌게 펼쳐지겠지요.



6월 29일 3:30
같은 스타일의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습니다. 두 팀 모두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전력을 갖고 있지요. 때문에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두 팀의 스타일이 비슷한 경우 상대적으로 경기의 변수가 적어진다는 점이지요. 이 날 경기 역시 브라질의 우세가 점쳐집니다. 선수들의 기량과 수준은 브라질이 한 수 위죠. 주전 선수들이 포르투갈 전에서 휴식을 취했고 다소 억울하게 퇴장당했던 카카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조별 경기를 보니 둥가 감독이 호나우도, 파투 등을 과감히 버리고 조직력을 다진 점도 점차 빛을 보고 있더군요. 뛰어난 개인기량에 공격적인 조직력까지 더해진 브라질의 경기력이 기대됩니다.


6월 29일 23:00
월드컵 전후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일본이지요.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오카다 감독을 경질하네 마네 했던 일본이었지만 2승 1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자력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무서운 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죠. 짧고 빠른 패스를 선호하는 일본이 그보다 더 빠르고 더 섬세한 패스를 즐기는 파라과이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장신의 선수들로 구성되었던 덴마크를 상대로는 날랜 몸놀림과 섬세한 패스로 재미를 본 일본이었지만 이런 덴마크와는 180도 다른 스타일의 파라과이를 어떻게 상대할지요. 문제는 우리나라나 일본, 북한 같은 아시아팀들이 개인기가 좋은 남미 팀에게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는데, 이를 일본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6월 30일 3:30
낭패입니다. 너무 일찍 만난 셈이지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대되는 경기입니다. 16강전 치고는 너무 큰 경기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뜰 수가 없다." 이베리아 반도의 진정한 강자를 가누는 경기가 되겠지요.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다분한 팀이고, 유럽 대륙임에도 남미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개인기가 좋은 팀이라 상당히 재밌는 경기 내용이 나올 것 같습니다. 치고 박고 먹고 먹히는 백병전이 벌어지겠지요. 호날두와 비야, 골잡이들끼리의 자존심 대결도 볼만 하겠고, 티아고, 메르렐리스와 싸비, 알론소가 부딪치는 중원 싸움 또한 치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