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수염이 많이 난다. 아침에 공들여 면도를 하더라도 채 몇 시간이 되지 않아 다시 자라난 수염들로 인해 하관이 푸르스름해진다.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가더라도 면도기와 면도크림은 꼭 챙긴다. 하루라도 면도를 하지 않으면 워낙 빠른 시간에 자라는 수염들이 얼굴의 반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수염이란 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나 멋있어 보이지 본인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성가신 존재다.

티타늄 면도기


주인장이 애용 중인 '쉬크 쿼트로4 티타늄 면도기'



일반 면도날은 쇠 성분으로 만들어져 있다. 헌데 쇠, 구리는 녹이 들고 무뎌진다는 특성 자체로도 피부에 좋지 않은데다가 면도라는 것이 날카로운 날로 피부를 긁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본인과 같은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면도크림을 바르고 이렇게 저렇게 관리를 해봐도 면도를 멈추지 않는 이상 피부가 벌겋게 일어나거나 붉은 뾰루지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덜 자극적인 면도 방법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티타늄 면도기'다. 면도날을 티타늄으로 코팅한 피부 저자극성 면도기. 처음에는 효과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실제로 사용해보니 나름 괜찮았다. 면도하는 감촉도 훨씬 부드러웠고, 자극도 덜했다. 무엇보다 피부가 벌겋게 일어나는 현상도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개인적인 체감이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면도날의 수명도 일반 면도기보다 티타늄 면도기가 오래 가는 듯 했다.

물론 얼마나 깨끗하고 정밀하게 면도되는가 하는 기준에는 얼마나 부합될지 모르겠지만(그렇다고 티타늄 면도기가 일반 면도기보다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면도기와 티타늄 면도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본인처럼 민감한 피부로 면도 자극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티타늄 면도기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면도기를 화장실에 두지 말 것

남성들의 대다수는 화장실에서 면도를 한다. 때문에 거의 모든 남성들이 면도기를 화장실에 보관한다. 칫솔처럼 컵에 꽂아두거나 세면대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곤 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자. 화장실은 집에서 가장 습기가 많은 곳이다. 가족들이 씻고 샤워를 하는 까닭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수증기가 가득차곤 한다. 이런 습한 상태는 쇠 성분의 면도날에게 치명적인 조건이다.

습기는 면도날을 녹슬고 무디게 만든다. 이렇게 녹슬고 무뎌진 면도날은 피부에 상처를 주기 쉬울 뿐더러(면도날은 날카롭지 않으면 수염만 자르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피부를 '뜯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날의 녹 성분이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습기 탓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짐에 따라 위생에도 좋지 않다. 면도날에 번식한 세균은 면도 중 2차 감염을 일으킴으로써 면도 후 두드러기, 붉은 반점 같은 알레르기성 피부 염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또한 면도날이 금방 무뎌지기 때문에 면도날의 수명 또한 짧아진다.

따라서 면도기는 되도록이면 화장실을 피해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실 면도가 끝난 후에 수건 등으로 면도기의 물기를 깨끗하게 닦는 것이 정석이라고 하는데, 바쁜 아침 시간에 거기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다.몇 번 물기를 털어주고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비슷한 이유로 칫솔도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화장실의 습기 때문에 칫솔의 솔 부분에 상당한 세균이 번식해 있다는 것이다)

면도 크림 선택


물론 선천적으로 피부가 워낙 좋고 강한 사람이 있다(피부가 강하다는 건 피부가 좋을 뿐만 아니라 웬만한 자극에도 끄떡없는 부러운 피부를 말한다). 친구가 그렇다. 친구는 비누로 세수를 하면서 슥삭슥삭 면도를 한다. 면도기도 아무거나 쓴다. 일회용 면도기든 날을 교체한지 몇 달은 지난 면도기든. 그래도 피부 트러블 한 번 없이 늘 깔끔한 피부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글쓴이 같은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 비누로 슥삭슥삭 면도를 했다가는 피부가 따끔따끔 아프기도 할 뿐 더러 피부가 벌겋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피부일수록 확실히 비누나 클렌징폼보다는 면도크림(쉐이빙폼)이 좋다. 그리고 투명한 젤 성분보다는 말 그대로 크림 같은 흰색 거품의 면도크림이 좋다. 거품이 많을 수록 피부의 자극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면도크림은 영화 속 남자주인공들처럼 최대한 듬뿍 발라주는 것이 좋다. 면도크림을 아낀다고 얇게 바르게 되면 거품이 금방 꺼지면서 피부가 드러나 면도크림의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면도크림이라고 다 같은 면도크림은 아니다. 브랜드별로 상품별로 조금씩 차이를 갖고 있다. 면도크림은 국내외 다수의 브랜드 상품이 있지만, 개인적은 경험에 의하면 질레트나 쉬크 같은 면도기 회사가 만든 제품이 좋다. 그만큼 면도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여러 모로 무난하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니베아 제품이 좋다. 특히 니베아에서 '민감한 피부용'으로 따로 출시하고 있는 면도크림(니베아 포맨 센스티브 쉐이빙폼)은 다른 면도크림처럼 인공적 향이나 알코올 성분이 강하지 않아 본인과 같은 민감성 피부에는 적격이다.

글쓴이는 수염이 나기 전까지는 별다른 피부 트러블이 없었다. 사춘기 그 흔한 여드름조차 나지 않았다. 헌데 대학생이 되고 수염이 나면서 면도 때문에 고생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면도기로 벅벅 면도를 하다보니 피부가 벌겋게 상하기 일쑤였다. 무엇이든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큰 차이다. 이 포스트가 면도 때문에 고생 중인 동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