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일간지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의 코파 델레이(국왕컵) 우승을 '왕의 귀환'으로 명명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에게 승리를 거둔 것은 4년 만의 일이며,
말 그대로 '제왕'의 지위(코파 델 레이)를 되찾은 것은 무려 18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정점을 찍은 '엘 클라시코' 4연전,

이번 시즌 캄프 누에서 있었던 첫 번째 리그 엘 클라시코만 하더라도 소위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바르샤에게 마드리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스페셜 원'임을 자부하던 무리뉴 감독 또한 마드리드 감독 부임 이후 처음 맞이하는 엘 클라시코에서 무려 0:5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0:5'라는 경기 스코어도 물론 치욕스러운 결과이었지만 무엇보다 마드리드는 자존심을 버리고 거의 모든 선수가 수비에 '올인'하는 소극적인 전술 태도로 일관해 팬들과 언론들의 혹독한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치뤄진 4연전의 첫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리뉴는 이미 리그 타이틀에 대한 미련을 저버린 것 같았다. 바르샤와 승점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승리가 간절했지만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지 않는 경기를 택했다. 결국 중원을 두텁게 만들고 역습을 노리는 효율적인 축구로 무승부를 일궈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팬들과 스테파뇨 같은 마드리드의 전설들은 무리뉴의 수비적인 축구를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코파 델레이 결승전에서 무리뉴는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바르샤를 꺾어버렸다. 4년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엘 클라시코의 승리를 선사해준 것이다. 0:5로 대패하던 마드리드의 모습은 사라졌다.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마치 '프로그래밍'이라도 된 듯 상황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잘 짜여진 수비 조직력 앞에서 바르샤 선수들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했다. 결국 경기 내내 바르샤는 결정적인 골 기회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했고 몇 차례 찾아온 기회마저 마드리드의 주장 카시야스의 선방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오히려 골문을 연 것은 마드리드였다. 벤제마와 아데바요르(후반에 투입되었지만)를 제외시키고 스피드가 뛰어난 호날두와 디 마리아를 이용해 끈질기게 역습을 노린 마드리드의 전술이 연장 전반 드디어 골을 만들어냈고 그 골은 그대로 이 경기 결승골이 되었다. 


진화하는 무리뉴, 위기의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샤를 상대하는 무리뉴의 마드리드는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2연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무리뉴는 점점 바르샤의 공격을 무디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승리까지 거두었다. 이에 펩 또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점점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무리뉴에 대해 펩은 어떤 해법을 들고 마드리드를 맞이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시소게임처럼 서로 앞서나가고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정반합을 이루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라이벌 전'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참고로 이번 시즌 '엘 클라시코'의 현재 스코어는 양쪽 모두 '1승1무1패'를 나누어 가진 동점이다. 앞으로 있을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로 인해 한 시즌에 다섯 번이나 맞딱들인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엘 클라시코'의 최종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