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개막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선 무하마드 알리


미국 시간으로 지난 5일 마이애미 마린스 파크에서는 2012 시즌 미국 메어저리그 '본토'(일본 도쿄돔에서 28일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렸기 때문에)[각주:1] 개막전이 열렸다. 이 경기는 '본토' 개막전뿐만 아니라 플로리다 마린스가 마이애미 마린스로 팀명을 바꾸고 새로운 경기장인 마린스 파크에서 갖는 개장 경기였기에 더 의미 깊은 개막 경기였다. 경기 개시 전 관중들과 선수들은 뜻깊은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개막전 시구자가 등장했다.

외야 펜스에서 천천히 카트를 타고 등장하기 시작한 시구자는 다름 아닌 무하마드 알리[각주:2]였다. 그의 건강 상태는 더욱 좋지 않아 보였다. 이전보다 더 야위어있었고 힘겹게 마이애미 구단장의 부축을 받고 있었다. 원래는 시구를 할 예정이었지만 그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여 홈팀 선수가 건내준 공만 손에 간신히 쥐는 것으로 시구를 대신했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그의 힘겨운 시구를 기립 박수로 응원해주었고, 알리도 그런 주위의 응원에 힘겹게 손을 흔들며 화답해주었다.

TV를 통해 우연히 보게 된 메이저리그 개막 시구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느낀 바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국내 프로야구 시구는 여성 연예인들의 전유물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엔터테인먼트사들과 경기를 홍보하려는 구단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가수, 배우, 탤런트들의 시구가 연이어졌다. 물론 여성 연예인들의 시구로 눈이야 즐겁겠지만 단지 그 뿐이다. 알리의 시구와 같은 깊은 감동, 반가움은 없다.

우리 사회의 애틋한 '연예인 사랑'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 연예인들의 시구는 볼 만큼 봤으니까 다양한 이들의 시구를 보고 싶다. 그룹 혹은 영화에 대한 '마케팅'으로서의 시구가 아닌, 좀더 풍성한 의미를 갖는 시구를 보고 싶다. 문학구장에서 예정된 시구처럼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시구를 한다든지 알리와 같이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스포츠 영웅 혹은 그의 가족, 작가, 종교지도자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시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참고.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


잠실구장(두산vs넥센): 탤런트 박하선

사직구장(부산vs한화): 배우 강소라

대구구장(삼성vsLG): 문호세 군('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참여 학생)

문학구장(SK:KIA): 주미선 양, 주재민 군('다문화 가정 야구교육' 프로그램 참가자)


  1. 메이저리그의 일본 개막전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2000년 뉴욕 메츠와 시카고 컵스전이 처음이었고, 이후 4년에 한 번씩 일본에서 시즌을 열었다. 주로 일본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들이 리그와 팀 홍보, 교류를 위해 일본에 건너가 개막전을 치르곤 한다. [본문으로]
  2. 무하마드 알리는 1964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홀에서 열린 세계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소니 리스턴을 7회 TKO로 물리치고 헤비급 챔피언이 된다. 이는 '1964년 올해의 대결'로 선정되었고, 알리는 이후 9차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로 헤비급 타이틀을 박탈당한다. 후에 알리는 두 번 더 타이틀을 거머쥔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