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제112조 내지 제117조는 선거구민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는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법 제230조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와 함께 선거에 있어서의 불가매수성을 규정하고 있는 규정으로, 선거인의 의사결정 및 의사실현의 자유를 금품·이익제공으로부터 보호하여 선거결과의 왜곡 및 후보자 간 경제력격차에 따른 불공정 경쟁을 지양함으로써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고 나아가 헌법상 핵심가치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례도 공직선거법에서 기부행위를 처벌하는 취지에 대하여 기부행위가 후보자의 지지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거나 매수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허용할 경우 선거 자체가 후보자의 인물·식견 및 정책을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후보자의 자금력을 겨루는 과정으로 타락할 위험성이 있어 이를 근절하여 새로운 선거문화풍토를 조성하는데 있다고 하면서,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조항은 죄형법정주의나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한바 있다.


기부행위의 개념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은 기부행위에 대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1.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의사표시·약속

판례는 기부행위에 대해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고 있다. 여기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은 원칙적으로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하므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대가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대가관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급부와 반대급부 간 불균형으로 그 일부에 대해 무상인 경우에는 정당한 대가관계라 할 수 없어 기부행위가 되고, 유상으로 행해지는 경우라도 그것이 다른 일반인이 얻기 어려운 재산상 이익인 경우에는 기부행위가 된다.


그리고 기부행위의 대상이 되는 금품은 반드시 재산적 가치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나아가 기부행위는 행위자가 기부한 물품을 돌려받을 의사를 일부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물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였다면 그 물품을 교부하는 것만으로도 성립한다.


법 제112조 제1항이 제공, 제공의 의사표시, 제공의 약속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의 제공은 현실의 제공을 의미한다. 한편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단순한 보관자이거나 사자가 아니고, 금품배분의 대상, 방법, 액수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게 귀속될 부분이 지정되어 있지 않아도 그에게 주는 것은 제공에 해당한다.


2. 기부행위의 상대방

기부행위의 상대방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이다. 기부행위의 상대방은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상대방이어야 하며, 잠재적이고 추상적인 수혜자에 불과한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후보자가 당선이 되면 자신의 보수전액을 시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인재육성을 위한 장학회설립에 기탁하겠다고 한 것은 그 수혜자가 잠재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이를 기부행위라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는 반드시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가진 자일 필요는 없고 일시 체재하는 자도 포함된다. 따라서 도민체전 개막식에 참석한 입장객, 선거운동을 위해 일시 체재한 자원봉사자, 구청직원과 출입기자도 이에 포함된다.


  ⓑ 기관·단체·시설

기관·단체·시설은 당해 선거구 안에 활동의 근거를 두고 있는 다수인의 계속적 조직이나 시설이면 족하고 법인격 유무는 불문한다. 따라서 정관을 작성하고 임원 등 조직을 갖춘 장학회가 법인설립등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여기에 해당되며, 정당의 당원협의회도 단순한 중앙당 내지 시·도당의 하부조직이 아니라 어느 정도 독자성을 가진 단체의 실체를 가지므로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시 시설관리동단은 실질적으로 시와 동일시 할 수 있는 단체이므로 시장이 하는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


  ⓒ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란 일정한 공동목적을 가진 선거구민들 다수인의 일시적인 집합을 의미한다.


  ⓓ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 및 기관·단체·시설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란 당해 선거구민과 일정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어 그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선거구민의 가족·친지·친구·직장의 동료·상하관계 등 연고를 맺게 된 사유는 불문한다.


3. 구체적 예

기부행위의 구체적인 예로는 직능단체 임원에게 도와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향수를 선물한 행위, 입후보예정자가 주민들이 개최한 정월대보름윷놀이대회 및 하계수련회에 금품을 제공한 행위, 당원교육장에서 바로 소비될 것이 아닌 카스테라 빵 2개를 당원들에게 가지고 가도록 한 행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위하여 이른바 희망돼지 저금통을 배부한 행위, 도민체전에서 실제 경품을 협찬한 기관에 대한 안내방송없이 시장이 자동차 경품추천을 하고 경품을 제공한 행위, 후보자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재개발추진위원회에 가입한 후 다른 위원들과는 달리 150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야유회 경비로 부담한 행위, 국회의원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가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과 별개의 연구소 사무실에서 전화를 하거나 찾아온 선거구민들에게 무료법률상담을 하는 행위, 정당의 당원이 정당에 납부하여야 할 당비를 그 소속당원 대신 납부하는 행위, 당선되면 시 산하단체에 취직시켜주고 노후를 보장해 주겠다는 발언, 청년당원 행사비 명목으로 무이자로 금전을 대여해 준 경우, 이미 다른 동료에 의해 식사대금이 지급되었음에도 식사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