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은 게 터졌다. 어차피 한 번은 정리하고 갈 문제였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말이 많던 주민등록번호제를 아예 없애는 논의를 시작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처럼 국가기관이 개인식별번호를 직접 부여하고 관리하는 나라는 사실 많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여권번호나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번호를 사용한다. 모든 개인정보기록이 전산화되어 있는 지금은 주민등록번호가 처음 세상에 나온 50여 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개인증명에 있어서도 중요한 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같은 증명문서지 식별번호가 아니다.


행정상 편의를 기어코 버리지 못하겠다면(안보가 그렇게 걱정된다면), 최소한 주민번호를 무작위 번호로 바꾸거나 기업이나 사이트에서 주민번호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주민번호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 같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고객 관리에 있어서 개인식별은 사실 핸드폰 번호만 가지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당국에서는 정보유출에 관한 책임자들을 엄벌한다고 하는데, 그건 당연한 이야기다. 지금 필요한 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