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들의 조용한 축제. 아시안컵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다. 인도네시아는 벌써 축구 열풍에 휩싸여있다고 한다. 하긴 열띤 축구 분위기로 유럽의 유명 클럽들을 여름마다 초청하는 나라아닌가.
하지만 아시안컵이 다가올수록 가슴 한 켠의 아쉬움은 커져만 간다. 이영표, 박지성, 설기현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쉽에서 최고조의 기량을 선보였던 우리나라 선수들이 부상으로 모두 대회에서 아웃되어버렸다. 근래 들어서 최고의 대표팀으로도 평가되어질 수 있었던 스쿼드였는데,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한채, 비록 늦었지만 아시안컵에 대한 프리뷰를 끄적이고자 한다.

호주(Austrailia) : 올해 처음으로 AFC(아시아축구연맹)에 가입한 호주. 아시안컵 출전도 처음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여느 팀보다 우승할 확률이 가장 큰 팀이다.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후 독일월드컵을 거쳐 지금까지 지속적인 상승세 분위기를 타고 있는 팀이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그 어느 팀보다도 양질의 유럽 리그의 선수들을 포진시키고 있기도 하다. 가장 먼저, 공격의 핵 마크 비두카. 지난 독일월드컵 일본전을 봤던 분들이면 일본의 수비라인을 무력화시켰던 비두카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크고 다부진 몸매의 소유자인 그는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상대적으로 왜소한 수비수들을 쉽게 제압할 것이다. 해리 키웰 역시 명문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 4-4-2의 다소 딱딱하고 전통적인 리버풀의 킥앤러쉬 스타일에서 유일하게 창조적인 플레이를 담당했던 선수일 만큼 개인기나 돌파력이 뛰어난 선수이다. 또한 지난 월드컵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던 에버턴의 팀 카힐, 블랙번의 루카스 닐, 에머튼,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브레시아노, 알로이시, 박지성이나 이영표처럼 히딩크가 PSV로 데려간 컬리나 등 왠만한 유럽팀 못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힘이나 체력, 기술 수준 등은 아시아 최고가 아닐까.

일본(Japan) : 아우인 청소년 대표팀은 연승행진을 벌이며 무난하게 청소년 월드컵 토너먼트까지 진출하는 등 상승세이지만 형님 뻘인 국가대표팀은 그렇지만은 못한 듯 하다. 아시안컵 첫 경기였던 비교적 약체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으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 스코틀랜드 MVP 나카무라, 오늘 경기에 골을 넣은 일본 대표 공격수 프랑크푸르트의 다카하라,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진 골기퍼 가와구치 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때 유럽리그에서 활약했던 미드필더 오노 신지가 빠진 점이다. 또한 일본팀의 고질적인 문제, 바로 키. 팀에서 180이 넘는 선수가 몇 없다. 이 상태라면 지난 월드컵 호주와 같은 큰 팀들을 만나서 고전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중동 국가들도 이제 유럽 못지 않은 훌륭한 체격 조건을 갖춘 팀들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지 않은가.

사우디 아라비아(Saudi Arabia) : 유명세를 떨쳤던 '사막의 여우' 알 자베르가 드디어 은퇴했다. 우리에겐 기쁜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002월드컵에서 독일에 8:0이란 스코어로 질 만큼 유럽에는 한 없이 약하지만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한없이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 자베르는 사라졌어도 그의 젊은 파트너인 알 카타니는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 월드컵에도 출전했었던 국민적 영웅 누르와 알 몬타샤리가 새로운 브라질 감독에 의해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하면서 팀내 분위기가 뒤숭숭한건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내일 있을 우리나라와의 첫 경기에서 어떻게 작용될 지가 관건이다.

이란(Iran) : 한마디로 아시아의 전통 강호이다. 지난 대회 우리에게 결승 진출 좌절이라는 쓰디쓴 패배를 안겨줬던 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중동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꼽고 싶다. 사우디아라바이보다 한 수 위의 전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뮌헨에서 발락의 후계자라고 불렸던 알 카리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한 마다비키아, 하노버96의 하세미안, 볼턴의 테무리안, 메시나의 레지아이, 오사수나의 자바드 레쿠남 등 다수의 유럽 리거들을 보유하고 있다. 각 클럽에서와 달리 자국의 대표팀에서는 이들 모두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며 최고조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이란의 특징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승후보 1순위로 뽑히는 호주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