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무상시리즈가 대세라지만 무상버스는 좀 과하지 않나. 가뜩이나 무상보육, 무상급식, 무상돌봄교실 때문에 나라와 지자체의 곳간이 텅텅 비어가고 있는 마당에 무상버스에 필요한 재원은 또 어디서 충당한단 말인가. 경기도가 무슨 소도시도 아니고. 이번에도 역시 증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대신 기존의 소모적인 예산 비용을 줄이면 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듣고 보니 너무나 익숙한 레퍼토리. 무상시리즈를 약속하는 정치인 치고 세금 더 걷겠다는 정치인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무상버스를 운영하면 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므로 자가용이 줄고 경기도의 교통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건 대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버스비 아까워서 차를 몰고 다니는 건 아니다. 버스비를 아까워 할 사람들이면 애초에 차를 끌고 나오지 않았겠지. 그말인즉슨 버스요금이 무료가 되든 말든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얘기다. 진정으로 러시아워의 교통 지옥을 해결하고자 했다면 그 돈으로 출퇴근 시간의 파격적인 증편 배차, 탄력 운행 같은 현실적인 방안을 내놨어야지, 뜬금없이 무상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건 '버스 공짜로 타게 해줄테니 표좀 주시오'라고 손내미는 거랑 무엇이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