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서는 당부하셨습니다." "잠시 후 장관님께서 브리핑하시겠습니다."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었던 어투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극존칭을 쓰거나 다른 관료들이 직속 상관에 대해 높임말을 사용하는 건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듯 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높임법을 쓰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만 브리핑·기자회견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이고 그런 공적인 자리에서는 구어체라도 객체높임법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지금이 양반과 상민을 구분하는 시대도 아니고 이런 높임말이 나올 때마다 거북함을 느낀다. 더 문제인 건 이를 문제삼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 이미 체내화되고 익숙해진 걸까. 아마 공식적인 방송에서도 극존칭을 남발하는 곳은 북한과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