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그냥 광대일 뿐이다(천대 받았던 어휘에 거북함을 느낀다면 그냥 '엔터테이너' 정도로 해두자). 광대는 '한 판 놀아보세' 하고 신명나게 놀면 그만이다. 그런 이들에게 무결한 도덕성, 모범적인 준법정신 따위를 기대한다는 건 모순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런 연예인에게 있는 게 아니라 연예인을 공인이라도 되는 양 숭배하고 우상화시키는 대중들에게 있다고 봐야지.

광대들이 엽전을 벌기 위해 판을 벌였던 것처럼 연예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고 노래를 부른다. 대중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만들 뿐. 연예인들이 유명세를 바라는 것도 결국 높은 몸값을 얻기 위함이다. 결국 목적은 돈. 그나마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본인의 직업적인 성공 정도(그것 또한 결국 몸값이긴 하지만)랄까. 마찬가지로 한류스타들이 해외로 나가는 건 국위선양을 위해서가 아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가는 것일 뿐. 흔히 듣는 말처럼 연예인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게 아니란 얘기다. 연예인과 대중은 자본주의적 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연예인을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갖는 대단한 존재로 만들고 있는 건 역설적이게도 대중들 자신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연예인까지도 기자회견이랍시고 결혼 소식을 알리는 꼴사나운 광경이 벌어지는 건 그 연예인 탓도 기자들 탓도 아니다. 그런 기사를 읽는 대중들 탓이다.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관심을 갖고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며,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고, 지나친 관심 혹은 지나친 비난까지도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 가십의 수준에서 소모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런 관심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인지는 별론으로 치더라도 정말 연예인이란 이들이 그렇게 많은 관심과 시선을 받을 만큼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