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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외진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극이나 북극도 최소 이 곳들을 정복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가끔 주목을 받기라도 하지만 알래스카는 이런 최소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외진 곳이다.

영화는 이런 알래스카처럼 외지고 또 외진 독일의 한 도시 외곽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느 청춘영화와 다를바 없이 소년과 소녀들의 우정, 사랑, 희망 등을 조금은 위험스럽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포스터에서 비춰지는 여주인공의 표정에서처럼 애틋한 첫사랑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위험한 천사랑이라는 말 그대로 두 주인공 남녀의 사랑은 충격적이고 파격적이다. 하긴 인생의 막장에서 사랑을 만났기에  더 애틋할 수는 있겠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순수 아마추어 배우들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어디서 CF 하나 찍은 적이 전무한 배우들이다. 감독은 도시 외곽 지역의 실제적인 모습, 조금은 어두운 모습을 그대로 영화에 담기 위해 같은 환경에서 실제로 살고 있었던 순수 아마추어 배우들을 캐스팅해 영화를 만들었단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감독의 때로는 억지스러운 스타일리쉬 영상에도 불구하고-물론 청춘영화만의 특징 중 하나였겠지만-영화속 인물 한명 한명은 마치 감독의 컷사인이 나고 카메라들이 치워지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던 생활 그대로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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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부터 숨김없이 영화의 어두운 이야기를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사비나의 묘한 매력과 애틋함 등으로 인해 관객들은 영화의 밝은 이야기에 대한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내 곧 영화가 끝나가면서 관객들의 이러한 실낱 같은 바람은 사라져가고 희망은 절망으로 추락하게 된다. 청춘이랑 같다. 항상 무엇인가를 향해 날아가고 싶지만 이내 날아갈 수 없음을 깨닫고 날개를 접을 수 밖에 없음을. 되풀이 하는 청춘. 사랑을 발견했지만 이미 인생의 마지막 끝에 들어선 순간을 깨닫고 마는 절망.

프리즌브레이크가 떠오른다. 프리즌브레이크 시즌2에서 탈주하여 쫓기던 도중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는 소년 트위너. 트위너는 경찰에 잡혀가며 기적같이 사랑을 만나게 해준 그녀에게 미소로 희망을 던져주지만 끝내 그녀의 희망을 지키지 못한채 죽고 만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몇 년 후에는 사비나와 에디가 다시 만나 꺼져가는 청춘의 사랑을 나누기를 기원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