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해설가를 영어권에서는 코멘터(commenter)라고 한다. 말 그대로 코멘트를 하는 사람이다. 중계방송에서 코멘터를 두는 이유는 경기를 재밌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캐스터는 객관적인 상황만을 전달해줄 뿐이지만, 코멘터는 지금 상황이 왜 흥미로운지를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구수한 코멘터가 있으면 장장 서너 시간의 야구 중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인터넷 기사에서는 댓글을 다는 사람이 코멘터가 된다.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가 캐스터가 되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 코멘터가 되는 것이다. 기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해주는 것이라면 댓글에서는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달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날 야구에서 어느 팀이 다른 팀을 이겼다는 기사가 실리면 댓글에서는 누구 덕분에 이겼는지 또는 누구 때문에 지게 됐는지 각자의 평을 다는 것이다.

댓글 중 대부분은 소소한 관전평 정도였지만, 간혹 넷상에 묻혀있던 재야의 고수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축구나 야구 평론을 전공으로 비유한다면, 박사 학위 정도는 가볍게 땄을 법한 고수들이 메이저 방송사의 해설진들도 갖추기 힘든 식견을 보여줬던 것이다. 인터넷 뉴스라는 콘텐츠를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데에는 사실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보다 이들의 역할이 컸다.

또 어떤 이들은 개그맨이나 카피라이터 못지 않은 창작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사 내용을 희화화하거나 패러디해서 굉장한 유머를 구사하거나 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뉴스를 보다가 터지는 ‘풉’ 소리를 참아야 할 정도로.

저질 댓글이 많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댓글창 폐쇄라는 극약처방으로 이어져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경기장에서도 선수를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욕을 하는 사람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들 때문에 팬들의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소수 악플러들의 행태를 이유로 댓글창을 닫아버리는 건 나머지 다수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방이다.

인터넷이라는 건 원래 다양한 인간들이 집합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뉴스 댓글도 각양각색이다. 진중하고 차분한 글을 남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악의적인 조롱만을 남기는 관심종자도 있다. 지상파 방송도 시청자 기대 수준을 기껏해야 중학생 정도에 맞출 뿐이다. 인터넷에서 어떤 수준 이상을 요구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걸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깨끗한 댓글만 달리기를 기대하는 건 결벽증적인 집착이 아닐까 싶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걸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욕설과 비하가 난무한다 해도 그냥 무시해버리면 된다. 댓글창 자체를 폐쇄해버리는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고, 그 덕에 오늘도 간이 안 된 국물처럼 밍밍한 뉴스를 훅훅 넘기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