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ESL)는 출범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떻게 보면 이 시기야말로 적기였다.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재정난이라는 대외적 명분이 있었으니까. 또 다른 팬더믹이나 대공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안 올지도 모른다.

슈퍼리그를 출범하는 건 수십 년 지켜온 전통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럽인들에게 전통과 역사는 각별하다. 미주와 동아시아에 패권을 내준 그들에게 최후의 자존심 같은 거니까. 마치 참전 노인의 빛바랜 훈장처럼.

더구나 미국 자본으로 슈퍼리그가 추진된다는 사실을 유럽인들이 얌전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구단 보드진 입장에서야 거액의 수익을 무시하기 힘들겠지만, 팬들 또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슈퍼리그를 반길 여지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