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 向  [명사] 발음〔성ː-〕
▶ 성질에 따른 경향.
▷ 정치적 성향
▷ 보수적인 성향
▷ 그녀는 응석받이로 귀엽게 자라 애정을 독점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정치를 짧게 묘사한다면?
영남사람들을 싫어하는 호남사람들과 호남사람들을 싫어하는 경남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지 멍하니 고민하는 충남사람들.
하지만 이러한 정치판을 영남적 성향이라든지 호남적 성향이라고 '성향'이란 표현을 가지고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 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우리나라의 정치 판도는 더이상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는 지역 출신지가 아니라 이와는 다소 다른 '성향'이라는 것이 정치판의 새로운 전선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누가 보수적 성향이고 누가 진보적 성향이다, 누가 자유주의적 성향이고 누가 평등주의적 성향이다, 누가 친미적 성향이고 누가 반미적 성향이다, 누가 친기업적 성향이고 누가 반기업적 성향이다 등등 과거 반공이라는 하나의 성향만이 사회를 지배하는 담론이었던 시절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두 가지의 성향이 동시에 팽팽하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이번 대선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국가 권력의 핵심이 지난 10년 동안의 정권과는 다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권력을 새롭게 잡으려고 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과는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누군지 색출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물론 성명을 발표한 것처럼 일종의 해프닝일 수도 있겠고, 아니 해프닝이기를 바라겠지만 아직 인수인계도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설마설마했던 일이 발생한 것은 너무도 염려스럽다.
우리나라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메이저 사들이 보여준 과거 권력과의 야합과 잡지사의 파업 사태로 드러난 언론과 기업과의 밀월 등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언론으로서의 권위를 자꾸만 깎아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개적으로 반언론적 성향을 천명했던 정부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흔들고 괴롭혔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사들은 그 방대한 세력을 굳건히 유지시키고 있다.
어쨌든 새롭게 정권의 주인이 될 사람들은 이미 친언론적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표방하였다. 하지만 이번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 사태에서 드러난 것 처럼 새로운 주인의 친언론적 태도가 언론계 전체를 아우를 것인지 즉,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언론사들조차도 감싸고 끌어안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과거 10년과는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여러 성향을 가진 언론사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성향을 취할지 궁금하다.

물론 잃어버린 10년도 싫지만, 10년 전으로의 회귀는 더더욱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