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박문성 해설위원의 말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형의 대표팀'이었다.
퇴원한지 얼마 안된 몸상태라 아쉽게도 학교로 축구하러 가지 못했지만, 대신 U-20월드컵을 집에서 혼자 보는 것으로 위안삼아야 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정말 오랜만에 국대 경기를 보면서 거실에서 혼자 박수를 쳤다.
앞서도 말했듯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표팀이었다. 박문성 해설위원의 말대로 패싱게임과 개인기-과거의 여느 대표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기-로 무장된 청소년 대표팀이었다. 말그대로 기술축구였다.
짧고 간결한 패스, 침착한 퍼스트 터치에 이은 신속한 2대1 패스, 수비수 한두명 쯤은 여유 있게 벗겨내는 개인기, 상대편 두세명을 끌고 다니는 볼키핑능력. 혼자 거실에서 '우와~'를 연발하기에 충분했다. 정말 이러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처음이었다. 항상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가 끝나면 모두들 '한국 축구의 미래에 희망이 보인다'라는 말을 함부로 쓰고는 하는데, 지금까지의 이러한 형식적인 찬사와는 달리 이번 경기에서,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희망이 아니라 확신을 주었다.
한마디로 선수들이 모두 가벼워보였다. 각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개인기로 무장되어 있기에 다들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순간순간 방향전환과 돌파는 폴란드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럽 빅리그의 2군, 유소년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폴란드 선수들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지능적인 움직임 등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한 가지있다. 물론 내 생각에는 옥의 티에 불과했지만, 경기 내내 드러났지만 슛에 대한 과감성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수준높은 기술축구는 상당히 좋았지만, 전후반 내내 너무나도 완벽한 골찬스를 만드려고 문전 앞에서 쉽게 슛을 때리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우겨넣는다'라는 말이 있다. 미드필더 진에서는 간결한 패싱게임으로 천천히 찬스를 만들어나갈지라도 공격진에서는 완벽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과감히 슛을 때리면서 골을 노릴 필요가 있는데, 오늘 우리나라 경기에서는 이런 점이 매우 부족했다.
폴란드의 간판 공격수 얀츠크의 순간적인 연속 알까기 개인기만 아니었더라도 분명 우리나라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아쉬웠지만 아쉽지만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 그 여느 청소년 대표팀보다도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준, 아니 확신을 보여준 청소년 대표팀이었다. 이 멤버들이 향후 10년 이내에 2002년 월드컵 4강과 같은 하나의 돌풍을 일으킬 것을 확신한다.
또한 감히 장담컨대 이청룡, 심영성 둘 중에 하나 곧 유럽리그 진출한다.

허여멀그레한 병실에 6명의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제각각 침대에 앉아있거나 혹은 누워있는다. 몸이 많이 안좋으셔서 아들이 하루종일 간병을 하는 나이드신 할아버지부터 입원은 처음 해보는 어안벙벙한 대학생까지. 신기한건 다들 같은 곳이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원래 병원에서는 비슷한 부위의 환자들을 같은 병실에 모아두는지 궁금해졌다.
뭐든게 신기하기만 한 대학생 옆에 한 할아버지. 남해에서 굴인가 전복인가 양식을 하신단다. 대충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몇 십 년 전부터 신장이 안좋아 병원을 들락날락하셨단다. 이번이 두번째 조직검사라나. 그 옆에는 건강이 안좋아보이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힘겹게 누워계신다. 면도도 할 겨를이 없는 그 아드님은 우울한 수염을 방치한 채 계속 부시럭 소리를 내며 나이드신 아버지를 간병하느라 바쁘시다. 틈틈히 침대 옆 휠체어에 앉아 무언가를 하시는거 같더니만 흠칫보니 성경을 읽고 계신다. 그 맞은편에는 대학생을 빼고 그 병실에서 비교적 젊은 아저씨 한 분이 앉아서 TV를 보신다. 옆 병실에서 바둑을 두러 돌아다니시는 등 이미 조직검사를 끝나고 퇴원을 기다리고 있는 여유를 보이신다. 특히 아저씨는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셨단다. 회사가 어렵게 돌아가고 과로하는 바람에 몸도 정신도 많이 혹사당했단다. 여러가지 사연이 많은 병실.
모두들 병실 식구가 된 대학생을 가엾게 여기는 눈빛이다. 젊은 사람이 여긴 왜 왔을고.
그런 눈빛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애써 커튼을 치고 혼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자신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어하지만, 여기 병실에 있는 사람들이 어쩌면 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한 켠으로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약이 없어. 약이 없는거여. 할아버지와 아저씨들의 이야기 중에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펴지지 않는 한번 꾸겨진 종이도 아니고, 한번 나빠지면 좀처럼 좋아지진 않는다고 한다. 시골에서 어른들이 해주시는 술 잘마신다는 소리에 우쭐한 적도 있었고, 축구할 때도 항상 남들보다 몇걸음은 더 많이 뛰어다녔다. 이렇게 아무 지장 없는데 조심해야 한다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도 와닿지가 않는다.
무엇보다 착잡한건 부모님 때문이다. 엄마, 아빠. 내일 즈음에 검사를 하면 한동안은 누워있기만 해야 한다. 그동안 엄마든 아빠든 나를 돌볼 텐데, 옆에서는 늙은 노친을 아들이 간병하는데 다른 한 편에서는 엄마, 아빠가 다 큰 아들을 간병해야 하다니. 효라는 단어에 대해 평소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정말 불효막심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시지만, 아들을 홀로 병원에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귀찮음으로 이제 인터넷에 올렸다.
귀찮음으로 편집을 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몇 명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여기밖에 올릴 데가 없다.


노컷영상의 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