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군대의 고기 반찬이 줄어든다고 한다. 돼지갈비는 1년에 13번에서 9번, 오리고기는 12번에서 9번, 닭고기 순살은 하루 20g에서 15g으로 각각 횟수와 양이 줄어든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류 가격은 15%나 상승한 반면 올해 군대 급식 예산은 고작 4% 정도만 늘어났다고 한다. 때문에 군 장병들의 식탁에 고기 반찬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기 대신 오징어나 굴, 버섯, 파프리카 등을 배식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맛있는 고기 반찬에 환호하던 장병들이 지을 실망스러운 표정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고기 가격이 올라서 사병들에게 고기 반찬을 줄 수가 없다니, 처음에는 무슨 북한 관련 뉴스인 줄 알았다. 북한 같이 못 사는 나라가 아니고서야 돈이 없어서 사병들 급식을 줄인다는 이야기가 말이 되는 상황인가? 겉으로는 '강한 군대'를 표방하면서, 한편으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병들의 먹거리를 줄이려는 현 정권이다.


우리나라의 국방비 지출은 국내총생산의 약 3% 정도로 일본, 중국, 영국보다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정부지출 분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국방예산이기도 하다. 해마다 막대한 돈을 국방비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돈이 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사병들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기만 하다. 올해 예산이 깎이자 당장 사병들의 고기 반찬부터 거두어들였고, 작년에는 금융위기가 닥치자 얼마 되지도 않는 사병 월급부터 동결시켰다(참고로 장교들의 월급은 동결되지 않았다). 또 이전 정권이 선진 병영문화 수립을 위해 늘린 사병들에 대한 군 복지 예산 또한 대폭 삭감시켜버렸다. 덕분에 사병들은 보일러 한 번 마음 편히 못 틀어보고 올 겨울을 버티게 되었다. 불행이도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이렇게 사병들이 추위에 벌벌 떨 동안 군 수뇌부와 장교들은 두둑한 월급은 물론 퇴임 후 연금까지 받아가면서 호위호식하고 있다. 참고로 국내 복지단체 중 군인공제회 만큼 큰 손을 가진 단체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나 군은 사병들에 대한 지원을 굉장히 아깝게 여긴다. 아무리 군 복무가 의무라고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월급이나 열악한 복무 환경은 그 의무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마저 지급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라에 돈이 없어서도 아니다. 요즘 지어지는 정부나 지자체 건물들을 보라. 마치 첨단 IT기업의 연구소에 와있는 것처럼 화려하고 거대한 건물들 일색이다. 나라가 돈이 없다는 것은 순전히 옛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병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의무라는 명분으로 젊은이들을 징병하고 긴 시간 복무하도록 강제하면서 국가나 군이 이들에게 해주는 것은 거의 없다. 말이 좋아 국방 의무이지, 국가가 20대 청년들을 상대로 하는 '착취'나 다름 없는 수준이다. 그러는 와중에 정부와 군 수뇌부가 군필자들을 상대로 마치 군 복무를 보상해주는 것 같이 생색을 내는 제도가 하나 있다. 바로 '군 가산점 제도'이다.

군가산점제란 제도에서 국가가 군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상해주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 '가산점'이란 어감을 이용해서 마치 국가가 군필자들에게 일종의 보너스(+α)를 제공해주는 듯이 눈속임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보상'은 반드시 주는 이와 받는 이를 필요로 한다. 보상을 받는 사람은 그만큼 (+)를 얻지만 반대급부로 보상을 해주는 사람은 자신에게 (-)가 된다. 군가산점제라는 보상제도는 마치 국가가 (-)를 감수하고 군필자들에게 (+)를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 군필자들이 보상 받을 (+)를 만들어주는 것은 군필자를 제외한 여성, 군면제자, 미필자들의 (-)이다. 군가산점제로 정부가 군이 감안해야 할 비용은 제로다. 단지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군필자들에게 가산점만을 부여해 채점을 매기는 것 뿐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공무원 채용의 기회를 잃는 것은 여성들이나 면제자들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챙기는 것처럼 국가의 군가산점제 시행으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이들이다. 국가가 군가산점제의 비용을 치르는 것이 절대 아니란 이야기다. 군가산점제에서 국가나 군이 군필자들에게 해주는 보상은 없다. 생색 뿐이다.

이를 남녀 성별 대결로, 혹은 군필자와 면제자 간의 형평성 문제로 호도하여 군대 보상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들과 면제자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국가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줬나부터 돌아보길 바란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당장 사병들의 고기 반찬부터 줄이는 게 이 나라 군 수뇌부이다. 2년이란 긴 복무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푼돈 몇 푼 쥐어주는 게 그들이고, 그 몇 푼 안 되는월급마저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제일 먼저 깎아버리는 게 바로 그들이다. 이런 군 수뇌부, 국가의 잘못을 왜 여성들과 미필자, 면제자들이 부담해야 하냐는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 단지 의무란 명목만으로 언제까지 아무런 보상도 대가도 없이 이 나라 젊은이들을 부려먹어도 된단 말인가. 당연한 것을 단순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정당당하게 따지고 되물을 줄 알아야 한다. 군가산점제로 군필자들과 여성단체들이 아옹다옹 싸우는 모습, 어쩌면 군 수뇌부가 바라던 그림일 수도 있다.


  • ^^

    어젠가 저도 이 뉴스를 접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고맙고 미안하기만한 군인들한테, 고기 배식까지 줄이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느 머리에서 나온건지...
    정말 너무한다 싶더라구요.;;

    도대체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기준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참 답이 없다 싶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pennpenn 2010.01.14 17:14 신고 # modify/delete reply

    남성들의 군 복무기간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이루어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머 걍 2010.01.14 20:32 신고 # modify/delete reply

    위 간부들 반찬은 안줄이겠죠?

  • 가슴이 아픈 정도네요.
    슬데없이 예산 낭비 펑펑하면서 정작 건강해야할 국인들에게 고기 반찬을 줄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드네요. 도대체 국가를 의하는 것인지 개인저긴 배를 채우겠다는 것인지...정말 양심에 털이 난 것 같습니다.

    • 그러게나 말입니다. 맛있는 거 더 얹어줘도 시원치 않을 판에 고기 반찬을 빼앗다니요.

  • Deborah 2010.01.14 21:37 신고 # modify/delete reply

    저도 이야기는 들었는데요. 미국에서는 그런 혜택이 있어요. 국가의 부름을 받아서 현역으로 갈 경우에는 다니는 직장에선 강제로 해고 할 수도 없고, 군대를 나온 사람에게는 공무원직의 혜댁이 따라갑니다. 한국은 미국의 그런 실정을 따라하려고 하는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런식으로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군요. 문제가 다분히 있군요. ㅡ.ㅡ

    • 미국을 보면 참 선진국답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전쟁 때 찾지 못한 유해를 발굴하겠다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애쓰는 모습을 볼 때면, 왜 우리는 그렇게 못하나 싶죠. 우리가 우리 장병들 먹을거리 하나 챙겨주지 못하면서 감히 선진국이다 강대국들 반열에 올랐다 뭐다 떠드는 게 참 우스워집니다.

  • ageratum 2010.01.15 08:26 신고 # modify/delete reply

    고기반찬을 늘려줘도 모자를 마당에 줄이다니.. 참..
    사기라는게 정말 사소한것에서 영향을 받는건데 말이죠..
    암튼 군가산점 제도는 계속 말이 많을거 같네요..
    남자이긴 하나 이게 되는게 맞는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공무원 준비를 안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 제가 쓴 내용도 제 의견에 불과하니까요,
      군가산점제 문제는 계속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부스카 2010.01.15 09:42 신고 # modify/delete reply

    고기 반찬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 이슈화가 되자 국방부에서 해명글이라고 내놨는데
    뭐 채소와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라는는 둥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해명이라고 했던데
    고기 반찬 속의 고기가 웃을 일이네요.

  • Slimer 2010.01.15 10:03 신고 # modify/delete reply

    명바기가 군대에서 빤쓰를 도둑맞아 봤겠어요, 그렇다고 김치볶음에 고기만 찾아먹다 식판으로 대가리를 찍혀 봤겠어요...

  • 트레브 2010.01.15 10:06 신고 # modify/delete reply

    모든 예산이 줄어든건가요? 생활보호 대상자에게 배정도 줄어 들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모든 예산은 4대강은 가나요?

    • 4대강 예산을 확보하다보니 복지 쪽 예산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초수급자나 등록금 지원, 장애인 지원 등 대부분 복지 예산이 깎여버렸죠.

  • ㅋㅋ..제목보고..확장된 실제반영도가 화악~ 느껴지네요~
    완전 제로섬 게임인거군요~ 으으

  • 완전히 불쌍한군인들...ㅜㅜ
    맛있는고기반찬도못먹고....
    월급으로 PX가서 냉동식품이라도 사먹어야겟지요

  • leedam 2010.01.15 12:01 신고 # modify/delete reply

    뜨거운 맛을 봐야 고기가 나오겠군요

  • 감성PD 2010.01.15 18:33 신고 # modify/delete reply

    허허....먹어도 먹어도 배 고픈 시기에;;;
    고기반찬이 줄다니.....

  • 간부잘들어라 2010.01.17 22:58 # modify/delete reply

    간부월급은 안줄이고 일반병사 고기줄이냐 아 드른나라네 일은 밑에놈이하고 전쟁하면 밑에놈이 더죽을텐데 사병들 안불쌍하냐?

  • 종이술사 2010.01.18 22:01 # modify/delete reply

    생색내기 정책ㅋㅋ
    우리나라가 젤로 잘하는거죠

  • 어멍 2010.01.23 01:11 신고 # modify/delete reply

    60~70년대 우리 아버지 세대에는 군 간부들이 양식도 빼돌려 사병들이 배를 곯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곡괭이 자루로 맞기까지...가끔 보면 군대에서 크게 맞아서 지금도 허리가 안좋다느니 하는 어르신들이 몇몇 있습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고 인간의 탐욕, 자본의 생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상병 만기제대한 노무현 대통령은 군에서 썩는다는 표현으로 설화를 격기도 하였지만 사병 처우개선에 관심을 두셨지요. 반면에 군 미필인 이명박 대통령은 병역이 신성하고 자랑스런 의무라면서도 야박하기 그지없지요. 웃긴 일입니다.

    군가산점제에 대한 +,- 이론은 참고할 만하네요. 쉽지는 않겠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론 아직 뭐가 옳은지 정리가 안 되고 판단이 안섭니다.

    여성, 군미필자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지는 말아야겠죠. 그러면서도 뭔가 군필자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대안이 무엇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게 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구체적 대안은 무엇인지 궁굼하군요.

    • 군필자에 대한 인센티브...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만, 일단 사병들 월급부터 상식 수준으로 올려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나라 육군은 너무 비대화되어있습니다. 기형적인 육해공 비율이라고 들었고요. 하지만 절대 바뀌지 않죠. 군 수뇌부는 전부 육사출신장교들인데, 그들이 쉽게 자기네들 밥그릇 내놓을리가 없으니까요. 육군 규모 줄이고 그만큼 줄어든 장교들에 대한 봉급 사병들에게 지급해도 사병들의 월급 엄청 오를겁니다 아마.

  • 말장난 2010.02.02 21:35 # modify/delete reply

    군대 가는사람들은 좋아서 2년간 노동 제공해주는거 아닌데 말입니다.
    얼마 하지도 않는 고기반찬(말이 고기지 저기서 주는 고기가 제대로된 고기나 나온답니까)도 못먹는건가요.
    최소한 월급은 주어져야한다고 보는데.. 이건 정말 아닌것 같습니다.
    이건 국가의 이름을 댄 노동 착취일 뿐이지. 나라에 대한 의무라고 보지 않습니다.

  • 세렌디퍼 2010.03.25 00:16 # modify/delete reply

    군 간부봉급 5년째 동결이고, 올해역시 봉급 동결입니다. 그리고 군 간부 식당의 경우는 간부들이 따로 식대를 내고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한 이와 관련한 국고보조 예산 없습니다) 간부식당 반찬과 사병 반찬얘기하는 것은 전혀 맞지가 않는다고 생각되네요. 고기반찬이 줄은 것은 밝혀진 것이지만, 이 외에 부가적인 복지(병영생활관, 기타 문화시설 등)등은 전반적인 차원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쓰기전에 제대로 알아보고 쓰셨으면 좋겠네요.

    • 제가 언제 간부식당 반찬과 사병 반찬을 비교한 적 있나요?
      간부들은 직업 군인들인데 식대를 내고 식당을 이용하는 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또 군대의 전반적인 복지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고도 이야기한 적도 없고요.
      단지 예산이 줄었다고 장병들 고기 반찬부터 줄이는 군 수뇌부의 치졸한 마인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뿐인데, 대체 무엇이 그리 불만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