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폭행, 사기, 마약, 도박, 유괴 등등. 현실에서는 모두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들이지만 drama에서는 심심찮게 다루는 소재들이다. 이런 행위가 drama의 소재로 허용되는 이유는 극이라는 것 자체가 작가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허구적 사실에 불과하고, 그 소재로 다른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작가의 표현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상황 설정이나 서사 전개보다도 담배 한 모금이 인물의 심경이나 극적인 상황을 제대로 그려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가 그려내는 미장센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진심으로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우려했다면 음주 장면도 검열했어야 했다. 또 성관계, 살인, 폭행 장면들도 모두 검열 대상으로 편집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흡연 장면을 편집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일관된 논리라도 갖출 수 있었을 것이고, 논점은 표현의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야 하느냐 하는 무겁고 심오한 주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TV에서 흡연만을 검열하는 것은 일종의 차별에 불과하다. 흡연에 대한 차별, 나아가 흡연자들에 대한 차별. 필자도 담배 연기라면 질색을 하는 비흡연자이고 흡연률이 낮아지길 바라는 사람이지만, 이런 식으로 흡연자들을 규제하고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 성현成賢 2014.01.28 02:46 # modify/delete reply

    저도 담배란 게 이 세상에서 아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담배보다 무섭고 해로운 게 얼마나 많은데, 그것들은 다 그대로 보여 주면서 담배만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지, 정말 비논리적이고 일관성 없는 대응인 것 같습니다.

    • 검열이란 것에 대해 무딘 사람이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표현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건데 말이죠.

  • 그렇지만 모자이크처리를 하는것은 맞는것 같습니다. 예술을 존중하려면 아예 금지시키는게 차라리 낫겠지요.

    • 이말의 요지는 모자이크를 하느니 차라리 금지시키는게 보기에 좋을것같다는 말이었죠. 늦었지만 설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그쵸,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Konn 2014.02.11 21:03 # modify/delete reply

    꼰대들이 다 그렇지요 뭐, 저딴거에 모자이크를 하는 것보다 실제로 밖에서 길빵하는 사람들 단속하는게 더 좋을 겁니다. TV에서야 너무나 간접적인, 극이기 때문에 오히려 모방심리는 현실에서 길가며 담배냄새 뿌리는 행인 A보다 덜 일어날 겁니다. 심지어 현실에선 TV 등의 매체와는 다르게 간접흡연도 쉽게 되기 때문에 정말 아이들,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면 매체에 삽질하느니 현실에서 길빵하는 사람들을 단속하는게 맞는거죠.

    • 간접적이긴 해도 때로는 길빵하는 사람들보다 멋있는 남자배우의 흡연씬이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겠죠. 미디어에 대한 필터링이 약한 게 청소년들이니까요. 하지만 등급심의 같은 다른 장치도 있고, 다른 범죄들도 여과 없이 나오는데 왜 흡연만 가리는지 모르겠어요. 흡연을 아예 차단할 목적이라면 말씀처럼 길빵하는 사람부터 단속해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