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여운이 있다. 괜찮은 영화일수록 진한 잔향이 남는다. 속으로 되뇌어도 보고, 어떤 부분을 궁금해 하기도 하고, 그저 멍하니 젖어있기도 하고. 하지만 누군가 지적했듯이, 극장과 쇼핑몰, 식당, 마트가 한곳에 어우러져 있는 복합문화공간(멀티플렉스 하나 끼어있다는 게 문화공간이라 불릴만 한지는 모르겠지만)이란 데에선 그것을 느끼기 힘들다. 영화가 끝난 뒤 출구를 나서면 곧바로 화려하고 북적거리는 소비공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