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가 박주영을 기용하면 인맥이고, 슈틸리케가 이정협을 기용하면 안목인가. 어떤 선수를 선택하느냐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우리는 그 '선택'이 아닌 선택의 '결과'를 두고 평가해야 한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선수 기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순간 그만큼 감독의 선택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 감독의 선수 기용 권한이 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정협 같은 무명선수가 깜짝 발탁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홍명보와 슈틸리케는 똑같이 본인의 관점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고 팀을 만들었다. 다만 홍명보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슈틸리케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감독마다 선호하는 선수를 기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허정무가 이근호를, 조광래가 지동원을, 최강희가 이동국을 아꼈던 걸 그저 인맥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올림픽 메달 감독을 한순간 파렴치한 연고주의자로 만들어버린 건, 뜬금 없이 인맥이란 자극적 워딩을 갖다붙인 기자들도 한몫을 했을테고 그에 놀아나는 냄비근성들도 한몫을 했을테고.

  • a 2015.01.27 18:19 # modify/delete reply

    홍명보는 선발로 뛰지 않는 선수는 뽑지 않는다고 했다가 말을 번복해서 욕 먹지 않았나요? 감독의 권한이라고 말할 거라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만들면 안되는 게 맞죠. 스스로 약속해놓고 어긴 게 홍명보와 슈틸리케의 차이가 아닐까요.

    • 맞습니다. 스스로 천명한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도 두 감독의 차이죠. 잘못한 점이기도 하고요. 비판받아야 합니다. 여기까진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홍명보가 박주영을 고집했던 이유를 인맥이나 의리에서 찾는 건 잘못됐다는 거죠. 감독과 선수의 궁합이나 전술적인 선호도 같은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 관점이니까요. 색깔이 뚜렷한 감독일수록 특정 선수를 선호하는 건 만연한 사실인데 유독 홍명보에게만 인맥과 의리 같은 사적인 감정을 들이미는 건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거죠.

  • 성현 2015.01.27 23:50 # modify/delete reply

    노무현이 아는 사람 임명하면 코드 인사고, 이명박이 아는 사람 임명하면 정책의 일관성을 위한 거고, 뭐 그런 거죠, 세상이. ;;;

    • 블로그를 구글로 옮기셨더군요! 구글 로그인이 없으면 댓글을 달 수 없던데요ㅠ

    • 성현 2015.01.29 03:13 # modify/delete

      그러게요. 이게 왜 그런가 했더니만, 구글+ 댓글 설정을 해 놨더니 그렇게 된 거였더군요. 그래서 그 설정 없애 버렸습니다. 다시 일반 댓글, 익명 댓글도 될 거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