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상대적인 거다. 인도인들에게는 소가, 타잔에게는 치타가, 나오미 왓츠에는 킹콩이, '나홀로 집에' 케빈의 형에게는 타란튤라 거미가, 그 속편에 나오는 비둘기 아줌마에게는 비둘기가, '프리윌리'의 소년에게는 범고래가 각각의 반려동물이 될 거다. 빅뱅의 순간 천지신명의 조물주라도 강림하여 개와 고양이는 인간의 반려동물이라 반포해 놓은 게 아닌 이상, 개나 고양이는 인류의 반려동물이라는 명제는 입증 가능한 과학적 진리도 아니고 어떤 보편적인 당위론도 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 개란 동물은 그냥 돼지나 닭 같은 식용 가축에 불과한 것이고, 또 어떤 이들에게 도시의 길고양이는 설치류나 비둘기 같은 존재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단순한 논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달리 말해 소고기를 먹었다는 이유로 인도인들에게 돌매질을 당해도 개의치 않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