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즈음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야겠다며 청와대로 가려는 길을 경찰이 막아서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유가족들이 내키는 대로 대통령을 만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제지당한 곳은 삼청동이나 효자동이 아니라 팽목항 근처의 도로변에서였다. 아무리 경찰이라도 서울로부터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진 진도에서부터 그들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건 아니다. 설령 내가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헛소리를 하더라도 청와대 입구에서 저지 당할 수는 있을망정 경찰들이 우리집 대문을 막고 서있을 순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