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그런 유명한 호텔들 말고,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명맥을 잇고 있는 중저가 호텔들 말이다. 화려하거나 럭셔리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갖고 있는 호텔들. 단지 적당한 가격에 편안하게 묵을 수 있어서 좋다는 건 아니다. 가성비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런 호텔을 보면 마치 우리의 인생을,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반갑고 친숙한 감동이 든다.

성공한 인생만 인생인 건 아니다. 일류의 인생만 인생인 것도 아니다. 이류, 삼류도 저마다의 인생이 있다. 명문대에 못 간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대기업에 못 들어간다고 해도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대학을 가지 못해도 대기업에 들어가지 못해도 인생은 계속 된다.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다.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들이 더 많다.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렇다고 실패한 사람들 또는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그들도 인생을 산다. 저마다의 의미와 태도를 갖고.

일류 호텔만 호텔이 아니다. 유명하지 않아도, 럭셔리하지 않아도, 호텔은 호텔이다. 일류 못지않은 서비스를 보여주는 투철한 호텔리어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과 쾌적함, 그리고 정성껏 만들어지는 맛있는 음식들을 보면 마치 일류 인생만 인생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일류가 아니더라도 저마다 갖고 있는 나름의 의미와 태도에만 충실하다면 일류 부럽지 않은 인생을 가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