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딜레마를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강요된 집단자살을 숭고한 희생으로 미화한 건 불편하다못해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우리에게는 소수의 희생을 당연한 걸로 생각하던 권위주의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재림은 그의 초기작들('연애의 목적'이나 '우아한 세계')처럼 실제 옆집에 살고 있을 법한 평범한 인간군상을 다루는 것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다. 한재림의 오래된 팬으로서 다음 작품에서는 왕이나 국토부장관이 아니라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