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는 호명되지 않는다. 주류니까 호명할 필요가 없다. 내가 나를 부를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름 지어지고 불려지는 건 항상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이다. 비장애인이란 말이 장애인이란 말보다 어색하고 이성애자란 말이 동성애자란 말보다 어색한 것도 그 때문이다.

MZ세대란 말도 마찬가지다. MZ세대는 스스로 MZ라고 부른 적이 없다. 기성세대에 의해 MZ로 호명될 뿐이다. 흔히 말하는 MZ의 특성도 귀납적으로 도출된 게 아니다. 단지 기성세대가 느끼는 이질적인 특성들을 갖다붙여놓은 것에 가깝다. 본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이나 태도를 MZ세대란 범주로 묶어서 타자화시키는 것이다.

MZ의 특성이라 여겨지는 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어떤 특성이든 핵심은 하나를 관통한다. MZ는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 쉽게 말해 회식자리에서 고기도 뒤집을 줄 모르는 개념없는 세대라는 거다.

세대론은 시대별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MZ만큼 넓은 연령층을 규정하는 세대론은 없었다. MZ의 가장 맞이인 81년생은 지금 나이 43살이다. 일반적인 직장으로 치면 과장이나 부장 같은 중간관리자에 가깝다. 그렇다고 모든 직장의 과장급을 MZ로 규정하는 게 가능한 걸까. 결국 MZ는 세대론이라기보다 개념없는 구성원을 솎아내기 위한 낙인에 불과하다. 같이 안고 갈 수 없으니 세대 차이를 핑계로 타자화하고 배제하는 것이다.

MZ는 꼰대의 대척점에 위치한다. 집단주의의 극단에 꼰대가 있다면 개인주의의 극단에는 MZ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꼰대는 세대보다는 특성을 정의하는 용어인 반면 MZ는 특성이 아니라 세대를 정의하는 용어에 가깝다.

따라서 개인주의의 극단을 호명하고 싶다면 MZ가 아니라 다른 용어를 찾는 편이 낫다. 모든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MZ에 대한 논란 중 대부분은 적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MZ를 제대로 논하기 위해서는 MZ란 용어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