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다른 누구라기보다 자신에게 묻는 안부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에게 묻는 스스로의 안부.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상처 없이 자란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 상처 때문에 뒤틀린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약점을 가리기 위해, 뭔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때로는 스스로에게 벌을 주기 위해.
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삶을 보면서, 그러니까 그가 삶을 어떻게 살아내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살아내는지를 보면서 누군가의 삶을 이해한다는 건 결국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다.
삶에는 무수한 실패와 좌절이 뒤따른다. 숙명과도 같다. 직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해미의 편지들처럼 상자에 봉인해서 구석에 쳐박아둘 수 있는 무엇도 아니다.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도 피할 수도 없다. 그냥 감당하며 살아내는 것뿐이다. 나름의 노력과 나름의 방식으로.
파독간호사들에게도 흔히 상상하는 희생적인 삶만 있었던 건 아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각자 추구하는 것을 따라 나름의 삶을 찾으려 했다. 서로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않고 그들만의 삶을 가꾸어나갔던 것이다.
어차피 삶은 변수들투성이다. 앞으로도 많은 실패와 좌절이 닥쳐올 것이고, 그로 인해 상처도 입고 방황도 하게 될 것이고, 얼마간은 후회와 자기심판에 갇혀있기도 할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난 뒤에는 갇혀 있던 스스로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 옆에는 다정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