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나라 컬링 대표팀이 왜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민 중 대다수는 컬링이란 종목 자체를 아예 모른다. 기준에 맞는 국내 컬링장도 경북에 있는 한 곳뿐이다. 그나마도 실업 선수들이 사용하는 터라 일반인들의 접근은 극히 어렵다. 그런데 컬링 대표팀이란 걸 꾸려서 올림픽에 나선다고 한들 그게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특정 스포츠에 대한 무관심은 어떤 죄악 같은 게 아니다. 컬링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훈련을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국내에는 컬링을 아는 이도 즐기는 이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요가 없다면 그 스포츠는 여가적 수준에서 향유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올림픽 같은 데에 참가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협회 같은 민간 차원에서 주관해야 할 일이지 국가가 나서서 지원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각종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지원되는 비용들, 결국 우리가 다 부담한다. 국민이 부담하는 각종 세금, 체육시설 이용료가 국민들의 생활체육을 위해 쓰여지는 게 아니라 소수 엘리트 체육인을 양성하기 위해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체육진흥기금만이 아니다. 지자체나 기업(기업의 실업팀도 면세나 보조금 같은 혜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결국엔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나 진배없다)의 실업팀 운영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 막대한 비용을 태릉선수촌 같은 곳에 꼴아박고 있으니, 서울 같은 도시에서는 늘상 만성적인 체육시설 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며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비싼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시설은 부족한데 수요는 넘치다보니 민간 시설이 많이 들어선 것도 문제다. 두어 시간 운동장을 빌리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다보니 공만 있으면 되는 축구도 이제는 돈 없으면 못하는 스포츠가 된지 오래다.

올림픽 순위가 국력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체육 수준이 곧 국력이 아닐까. 위로부터의 스포츠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스포츠, 보여지는 스포츠보다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컬링 스톤 살 돈 3600만원이 있으면 공원 구석에다가 작은 농구장이라도 하나 짓는 게 훨씬 의미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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