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가 쓴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 파벌이나 연줄 때문이 아니라, 선수 선발에 관해 본인이 공언한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미리 밝혀둔 기준을 스스로 철회하는 건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또 박주영 기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고, 어차피 감독은 결과로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홍명보가 같은 고려대 출신이라 박주영을 뽑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학벌 콤플렉스라도 갖고 있는 건가. 올림픽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냥 고집으로 불평하면 될 걸 뜬금없이 학연이나 파벌 이야기에 왜 열을 내고 있는 건지.

  • 비프리박 2014.03.02 07:38 # modify/delete reply

    요즘 스포츠 기사를 거의 보지 않아 잘 모르는 내용인데
    이렇게 팩트를 접하네요. 물론 팩트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겠죠.
    자신이 공언한 원칙은 지키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걸 지킬 수 없을만한 주변환경 변화가 있지 않은 한 말이죠.

    덧)
    구글크롬에서는 댓글란이 열리네요.
    인터넷 익스플로러 8로는 댓글란이 열리지 않고요.
    제 피씨는 윈도우xp sp.3 환경입니다.

  • 비프리박 2014.03.02 07:40 # modify/delete reply

    아. 그리고. 하나 더 알려드리면요.
    ie 8 버전에서는 좌측 사이드 메뉴가 보이지 않습니다.
    home 부터 guestbook 까지, 아예 안 보여요.

    • 넛메그 2014.03.02 07:56 신고 # modify/delete

      ie8 호환이 잘 안되는게 문제였군요.
      아,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해결책을 찾아봐야겠네요.

  • 시대유감 2014.03.02 19:26 # modify/delete reply

    되네요~~ 저는 계속 안되길래 제 노트북이 문제인가 싶어서 데스크탑으로 접속을 시도해볼까 싶었는데요. 화면 하단에 오류메시지가 계속 떴었거든요 ㅠ

    이제 댓글 달러 종종 올게요~

  • 박주영 선발에 있어서 홍명보가 강조하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축구팬들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이고, 같은 고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지요. 대한민국 스포츠 분야 종사자들의 학연, 지연 논란은 - 단순히 축구 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쇼트트랙이나 용인대와 비용인대로 갈리는 유도같은 - 끊임없이 있어왔으니까요.

    홍명보 감독은 전술을 먼저 짜고 그게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뭐.....박주영이 남은 기간동안 소속팀에서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결과를 보여주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얼마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이지요.

    • 넛메그 2014.03.07 17:42 신고 # modify/delete

      박주영 기용을 오로지 대학 파벌로만 보는 사람들이 문제지요. 박주영뿐만이 아니라 가령 유병수는 고려대가 아닌 홍익대 출신이라 대표팀 선발이 되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처럼요.

어쩌면 진보의 과정이란 건 계량화, 수치화된 영역이 확대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세밀하게 수치화되지 않은 걸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 내가 얼마나 매력있는 이성인지도 결혼정보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하면 금방 점수화되는 세상이니까. 하긴 디지털의 세계가 0과 1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매트릭스' 속 사람들이 초록색 숫자들의 세계에 사는 것처럼 말이다. 수치화라는 건 대상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용이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분석이나 비교가 용이해진다는 건, 결국 예측의 정확성을 높여준다는 말일 것이다. 예측 가능한 영역이 넓어지고 예상이 가능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시간을 쪼개어 계량화한 시계의 발명을 근대성의 발로로 보는 식자들처럼, 예측 가능성이란 건 현 사회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어쨌든 계량화 덕분에 지금의 세상은 뭐든 쉽게 예측이 가능한 사회가 됐다.

그런데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처럼 예측이 가능한 건 재미를 주지 못한다. 사람들은 앞으로의 상황이 명확하지 않고 불확실할 때 궁금증이 유발되고 기대나 두려움을 갖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도 그렇다. 뇌의 감정시스템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쾌감물질을 방출시킨다고 한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진화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포츠를 본다. 일상에서는 느끼기 힘든 불확실성의 쾌감과 재미를 위해. 현대의 일상에서는 거의 모든 것들이 예상 범위 내에 있지만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스포츠는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스포츠의 영역에 계량화된 분석이 도입되지 않은 건 아니다. 야투성공율, 평균득점, 서브리시브율, 수비율, 출루율.. 우리가 즐겨보는 상당수의 종목은 이미 숫자들에 잠식당한지 오래다. 메이저리그에서 폴 디포데스타의 머니볼 이론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건 야구에서 최소한의 직감, 주관적 판단, 심지어는 스타플레이어까지도 통계학적인 숫자 앞에서는 온전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물론 야구는 축구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다만 많은 종목에서는 이런 숫자의 잠식이 상당 수준 진행된 데 반해, 축구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축구라고 통계학적 분석에서 자유로웠던 건 아니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이들이 축구에 물리적 데이터를 도입하려 했고 그 통계로 유효한 분석을 시도했다. 벵거, 코몰리, 앨러다이스 등. 특히 앨러다이스가 상대 수비수마다 어느 방향으로 볼을 걷어내는지 통계를 내고 그 위치에 선수를 배치시켜 세컨 볼에 대한 점유를 높였다는 사실은 놀랄만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시도가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복시킬 정도로 획기적인 성과를 낸 건 아니다. 앨러다이스의 실험은 여전히 세트피스에 국한되어 있고, 그토록 센세이셔널했던 벵거는 어느새 10년 무관을 눈앞에 두고 있는 처지다. 코몰리 또한 앤디 캐롤이라는 희대의 오버딜을 남긴 채 물러난 걸 보면 그 통계라는 게 신통치만은 않아보인다.

그래서 축구는 재밌는 것 같다. 훗날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통계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스포츠, 다시 말해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 무려 22명이, 팔만 쓰지 않으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규칙으로(바꾸어 말하면 어깨 이하를 제외한 신체의 전 부위를 쓸 수 있는 자유분방함으로), 거의 두 시간 내내 넓은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다보니 고려해야 할 변수가 셀 수 없이 많다. 따라서 개별화하고 수치화하여 분석한들,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위치선정 같은 건 통계학적인 논리로는 설명해내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다. 위치선정은 매순간 선수의 직관적인 감각으로 공의 예상 위치를 미리 판단하는 것이다. 때문에 우연에 의한 건 아닐까 싶다가도, 특정 선수들(예를 들어 인자기나 라울, 말디니 같은)을 보면 위치선정도 실력 중 하나라는 걸 부인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미 축구게임 같은 데서는 이런 위치선정이 선수 수준을 나타내는 하나의 스탯으로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상에서나 가능한 일일뿐, 실제 선수의 위치선정 능력을 수치화하여 비교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축구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에 의한 흥미진진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렇게 축구를 수치화하고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이들의 시도를 지켜보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가 될 것 같다. 그 과정이 녹록치 않더라도 어쨌든 팬들의 입장과는 달리 현장에서 팀을 운영하고 자금을 투자하는 이들에겐 불확실성을 제어하는 게 급선무일테니까. 더구나 축구는 여타 사회과학에 비하면 단순하다. 정해진 룰이 있고 정해진 목표가 있다. 아마 축구의 위치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사이 정도에 있지 않을까. 어쨌든 축구를 유의미한 통계적인 분석 아래에 두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고, 불확실성과 분석가들의 싸움도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은 분명한 일이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02.27 15:27 # modify/delete reply

    사회의 진보라는 게, 좋게 말하면 경험으로 축적된 직관이고 나쁘게 말하면 미신이나 편견이었던 것들을 과학적으로 계량하는 과정이라는 점에 대해 공감합니다. 문득 예전에 어떤 원어민 강사가 미국이 합리적인 사회라서 사람들이 축구보다 야구를 좋아한다고-_-;;; 말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런 논리라면 세상에 야구보다 더 좋아할 만한 것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ㅡㅡㅋ

    • 넛메그 2014.02.27 22:33 신고 # modify/delete

      그걸 맞받아치는 유럽애들의 논리가 야구는 속임수의 스포츠라는 거죠. 정면승부보다는 변화구 같은 페이크가 즐비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정당당한 스포츠가 아니라나요..ㅋㅋ

  • 축구광이 아니라서 축구의 심판을 보면 규칙이 헷갈리고는 합니다.
    이게 불확실성이라는 건가요?ㅋㅋ

    • 넛메그 2014.02.28 08:30 신고 # modify/delete

      그런 불확실성을 말한 건 아니었지만, 헷갈리는 건 사실이죠..ㅎ
      축구에 대해 온갖 통계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그 분석과는 반대의 결과가 자주 나오는 게 또 축구고, 이런 예상을 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 말한 거였어요~

화가 한 명이 있다고 하자. 화가가 그림을 그리려면 색을 선택해서 채색해야 한다. 물론 어떤 색을 어떻게 조합할지는 전적으로 화가의 재량에 달려있다. 제3자가 나서서 어떤 색을 골라야할지 대신 선택해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설령 화가가 고른 색의 조합이 실망스럽더라도 그건 그림이 완성된 후 결과물로 평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화가의 채색 과정에 참견할 것이라면, 아예 화가란 존재를 없애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각자 좋아하는 색을 들고 채색을 하면 될 테니까.

축구도 마찬가지다. 선수를 뽑는데 있어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려거든, 아예 감독이란 존재를 없애는 게 낫지 않을까. mvp 선정처럼 축구 전문가 백 명 모아놓고 포지션별 투표순위로 대표팀 구성하면 될 것 아닌가. 그럴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돈을 받고 선수를 기용하는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선수 선발과 운영에 관한 권한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 그래야만 자기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가처럼 본인이 생각하는 팀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팀의 성패는 경기 결과로 따지면 된다. 성과가 있으면 그 팀은 계속 그 감독의 체제로 가는 것이고, 결과가 나쁘다면 다시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고. 이게 축구다.

축구에서 감독과 선수의 관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연과 파벌 운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감독이 특정 선수를 편애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으로 선수를 판단하고 팀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히딩크는 박지성을 편애했고, 아드보카트는 이호를 편애했고, 최강희는 이동국을 편애했다. 그런데 이들의 '편애'가 언론의 뭇매를 맞을만큼 그렇게 염치없고 비상식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홍명보와 박주영에게만 다른 잣대가 주어지는 걸까. 같은 고려대 출신이라서?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무슨 문생과 좌주의 관계 같은 게 아니다. 동문 지간이라 뽑아주는 게 아니란 말이다. 앞뒤 맥락 모두 생략하고 같은 대학 출신이기 때문에 선발했다고 말하는 건 좀 심한 비약이다. 소속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박주영 카드는 한 차례 적중했었고(당시 박주영의 상황도 지금과 다를 바 없었다) 유일한 대체재라 할 수 있는 이근호와 김신욱마저 남미 전훈에서 박살난 판국에 박주영의 재발탁이 그렇게 비논리적인 걸까.

박주영을 고대 라인이라서 뽑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과연 축구협회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축구협회에 고대 라인 같은 실상은 없다. 축구협회 임원 중 고대 출신이 몇 명인지 구글링이라도 좀 해보고 난 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진정 축구협회 내 파벌을 문제삼고 싶었다면 정몽준이나 정몽규 같은 현대家쪽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아니면 축구계 전체로 시야를 옮겨 친축협(허정무, 황보관..)과 비주류(조광래, 차범근 등..)의 갈등을 이야기하던가.

그냥 박주영이 싫다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편법적인 절차로 병역 문제 해결했던 게 괘씸하고, 명문팀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된 것도 꼴 보기 싫었다고. 실체도 없는 연줄과 연고주의 들먹거리면서 홍명보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박주영에 대한 이런 반감을 가진 이들이다. 선수에 대한 반감이 최근 대두된 파벌과 연줄에 대한 경각심과 맞물러져 새로운 희생양을 만든 것이다.

지금은 쇼트트랙 파벌이나 김연아 은메달 같은 사건들로 감정이 과잉된 상태다.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축구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들마저 '파벌'이란 말만 듣고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라는 미디어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일까. 대상에 대한 신중한 통찰 없이 특정한 시각만 반복해내는 행태가 심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판단의 오류는 대상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일단 그 대상의 본질부터 이해하려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반드시.

  • 성현成賢 2014.02.26 15:59 # modify/delete reply

    갑자기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차범근 감독이 경질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
    노무현 대통령한테 '코드 인사' 한다고 난리를 치던 언론들도 떠오르고요. -.-;

    • 넛메그 2014.02.26 23:02 신고 # modify/delete

      저도 물론 인간인지라 감정적일 때가 많습니다만, 감정적으로 무엇을 대하는 게 얼마나 무익한지 지나보면 알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02.27 15:31 # modify/delete reply

    복잡한 문제를 너무 단순한 선과 악의 구도로 해석하다가, 정작 비판의 대상이 아닌 애꿎은 대상들에게까지 공격의 화살을 돌리는 인민재판의 현장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안현수/빅토르 안의 국내 낙오와 러시아 귀화 과정도 '파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부상 등 불운을 겪었던 잠재력 있는 사람들에게 다음 기회를 주지 않는 한국 사회의 잔인한 무한경쟁과 더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애꿎은 어린 현역 선수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 넛메그 2014.02.27 22:29 신고 # modify/delete

      간단하게 정리해주시는군요.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세상이라 그럴까요. 안현수 관련 이야기도 공감합니다. 언제 한 번 포스팅 해주시면 재밌게 읽겠습니다요!


데이빗 헬프갓이 생애 처음으로 제 자신을 위해 피아노를 치는 모습. 정신이 이상한 떠돌이인줄만 알았던 이가 천재 파아니스트였다니. 왕벌의 비행은 현란하고 통쾌하고 행복하게 들린다.


딱 하나의 테이크를 꼽으라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아닐까. 이 다음 장면인 자동차 앞유리 씬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적 리얼리즘의 시작이 된 작품. 점점 막동이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간다. 그래서 이 장면이 더 와닿는 건지.

  • 명장면 잘 보고 가네요^^

  • 서점 2014.02.22 03:48 신고 # modify/delete reply

    전화끊지마.................
    아 가슴 시린 감정을 영화로 느끼는건
    세월이 갈수록 흔치않은 경험이 되가네요
    초록물고기는 제가 보지 못한 영화에요 이 글보고 내일은 볼생각입니다
    동시대의 배우 최민식의 파이란은 극장가서 봤답니다.
    최민식이 바닷가에서 자신과 결혼했던 이국여성의
    죽음을 생각하며 슬퍼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삶은 예술이지만....
    저희 나라 대한민국처럼 일상속 슬픔이 당연해선 안되자나요
    찐감자님 정말 좋은 주말 보내세요

    • 넛메그 2014.02.22 08:57 신고 # modify/delete

      파이란도 진국이지요. 최민식과 제일 잘 어울리는 영화였던..
      초록물고기 한 번 보셔도 후회 없으실거에요.
      거의 이십 년 전 영화지만 좋은 작품은 촌스럽다거나 뒤처진다는 걸 못느끼니까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일본의 우경화에는 고령화, 경기침체 같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과거사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은 2차대전 패전국 중 전범 처리가 가장 미흡했던 국가였다. 일본 내 무질서를 염려하여 천황이나 실질적 전범들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미국측 기록이 최근 공개된 바와 같이 공산화 위협, 비용적인 문제 탓에 미군은 전범 처리에 소극적이었다. 결국 제국주의의 잔존세력은 지금의 자민당까지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에서는 냉정한 과거사 청산 작업이 있었다. 이탈리아 역시 자국민들 스스로 무솔리니를 광장에 매달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일과 이탈리아는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고 유럽의 일원이 되었다. 특히 독일은 전범 국가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성숙한 시민 국가의 전형이 되기도 했다.

이런 사례를 통해 과거사 청산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는 아직도 제국주의를 영광의 시기로 추억하는 이들이 정권을 잡고 있다. 우경화란 흐름도 특정한 이익을 위한 고도의 계산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곪고 있는 내치를 민족주의로 타개하고자 하는 자민당의 고육지계에 가깝다.

문제는 그로 인해 잃을 게 너무 많다는 점이다. 우경화는 자민당 중심의 내부적 결속이나 집권 유지에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에선 벌써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미국마저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을 정도로 주변국들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일본이란 국가 브랜드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고령화와 중첩되면서 일본 사회 자체가 경직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경제는 1류, 정치는 3류'라는 평가대로 일본의 정치계는 늘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듯 하다.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을 때 권력을 유지하던 집권 세력이 얼마나 민도와 유리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성현成賢 2014.02.01 14:29 # modify/delete reply

    독일과 일본의 차이 만큼이나 프랑스와 한국의 차이도 크죠.
    대한민국 정치도 아직 3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이야 뭐 말할 것도 없구요.
    슬픈 사실은 이 모든 게 일제의 만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
    여러모로 참 미운 나라입니다.

    • 넛메그 2014.02.02 00:29 신고 # modify/delete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은 살벌하게 이뤄졌죠.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했고요.
      사실 당시의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데엔 무리가 있겠지만,
      정리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는 건 두고두고 뼈아픈 일이죠.

  • 경제는 1류, 정치는 3류라.. 지금 경제도 그리 일류는 아닌것 같습니다. 몰락하고 있는 나라인듯 하네요. 정치가 안되니 뭐든 잘되겠어요.

    • 넛메그 2014.02.02 00:32 신고 # modify/delete

      그러게요 내수의 힘으로 버티긴 하지만 경제상황도 나아지질 않고 있다죠. 근데 무서운건 지금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진출분야도 비슷하고 고령화도 닮고 있고..